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 한스경제=송진현 기자 | 한국 경제의 앞날은 매우 어둡기만 하다.

그 먹구름의 중심에는 초저출산이 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2750년에 한국이 소멸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등 지구촌의 저명인사들이 한국의 초저출산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02년 1.178명의 합계출산율을 시작으로 급격한 저츨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자연히 경제 성장률도 둔화돼 왔다. 잠재성장률 전망치도 올해 1.8%를 비롯해 203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국제기구는 전망하고 있다. 1명 미만의 초저출산은 좀저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AI와 로봇, 전기차 등 첨단 산업의 많은 분야에서 한국을 이미 추월해 우리나라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함영주 회장이 이끄는 하나금융이 최근 향후 5년간 100조를 투입해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을 되살리겠다고 선언한 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민간 금융기관이 이처럼 나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함영주 회장은 “그룹의 진심을 담은 약속이다. 그동안 손쉽게 수익을 내왔던 기존 방식을 완전히 탈바꿈해 생산적 분야로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그룹의 대전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우선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국민성장 편드에 10조원을 지원한다. 다른 한편으로 하나금융은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경제성장전략 TF를 신설했다. TF에는 은행과 증권, 카드, 캐피탈, 보험, 자산운용 VC 등이 참여한다.

하나금융은 100조원 중 84조원은 국가 전략산업 육성과 벤처, 중소기업, 중견기업, 지역 발전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AI와 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 지원을 위해 핵심성장산업대출, 산업단지성장드림대출 등 특화 금융상품을 신설하고 기술력 있는 유망 성장기업을 위한 신보기금 출연을 확대해 총 50조원 규모의 대출을 병행할 방침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망 수출입 중소기업을 위해 14조원의 금융지원을 실시키로 했다.

또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 비용을 완화하기 위해 5년간 12조원의 금융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하나금융의 5년 간 100조 투입은 실물경제와 긴밀히 연계돼 국내 일자리 창출과 산업 혁신 등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수출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하나금융그룹은 2005년에 지주사로서 닻을 올렸다.1971년 출범한 하나은행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올해로 74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토록 오랜 역사를 지녔지만 국가 경제를 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내세운 적은 없다. 5년간 500조를 투입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는 하나금융의 역사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 금융사의 한 획을 긋는 ‘일대 사건’으로 평가된다.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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