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송진현 기자 | 금융지주사의 CEO는 그 막중한 책임감에 때로는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과거처럼 편안히 뒷짐만 지고 있다가는 그가 몸담고 있는 금융그룹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시대다. 은행과 보험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경영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그룹 CEO의 역할도 그만큼 힘들어진 것이다. 끊임없이 연구하며 그룹의 큰 전략을 짜야한다.
ESG 경영의 세계적인 추세속에서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세심히 돌봐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렇다고 전통적으로 강조돼 온 그룹의 실적을 대충 챙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상생 경영에도 더욱 앞장설 수 있고 소액주주들에 대한 배당도 보다 넉넉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임이 유력시되는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은 실적 측면에서도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객을 왕처럼 섬기자"는 경영 철학을 계열사 임직원에 전파한 결과 신한금융의 실적도 탄탄가도를 달리고 있는 상태다.
진 회장의 임기 첫해인 지난 2023년 신한금융은 4조36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6.4%로 감소한 수치다.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돼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를 낸 것이다.
그런데 보통 회장 취임 첫 해에는 업무 파악하기에도 바빠 진 회장의 경영성과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이어 2024년 신한금융은 4조51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3.4% 성장한 실적이다.
특히 신한은행이 리딩뱅크를 탈환한 것에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조69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하나은행을 제치고 당당히 국내 제1의 은행으로 거듭났다. 5년만의 리딩뱅크에 오른 쾌거였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도 2조26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국내 시중은행 중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해외 법인의 기여도가 컸다는 점도 타 은행에 비해 돋보이는 부분이다. 베트남 법인이 상반기에 13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일본 법인도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이 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3조3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10.6% 성장했다.
내부통제를 강화해 임직원의 비리소지를 원천 차단하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둔 진옥동 회장의 영업 방침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해외 사업의 성장세가 탄탄해진 것도 진 회장의 경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한은행 재직시절 오랜기간 일본내 지점과 법인에서 근무하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두각을 나타냈던 진옥동 회장이다. 그는 은행 내에서 상고(덕수상고) 출신의 불리한 핸디캡을 극복하고 오직 실력으로만 승부해 그룹 회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 신한금융이 올해 5조5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금융 창립 이해 첫 ‘5조 고지’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진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신한금융의 실적은 또 어떤 곡선을 그릴지 벌써부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