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카오, 국정감사서 ‘롤백 불가능’ 답변으로 논란 확대
증권가는 카카오톡 AI 서비스에 대한 높은 기대감 보여
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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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카톡이 이상해졌어. 이거 어떻게 원래대로 돌려?” 추석 연휴 기간 고향을 찾은 많은 자녀들이 부모에게 들은 말이다.

지난달 23일 카카오가 선보인 ‘빅뱅’ 업데이트는 메신저 카카오톡의 사용자 환경(UI/UX)을 소셜미디어처럼 바꾸면서 많은 반발에 부딪혔다. 이용자들은 하루 아침에 바뀐 환경에 불만을 표출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못한 고령층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업데이트 직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냈던 카카오는 여론이 악화되자 6일 만에 친구목록을 이전처럼 되돌리겠다고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친구목록을 되살린다는 것이 카카오톡을 업데이트 이전으로 완전히 되돌린다는 것은 아니어서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더욱이 친구목록 복구 업데이트 일정도 4분기 내라고만 밝혀 언제 진행될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카카오의 대응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이 됐다. 14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은 카카오톡을 롤백하는 건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사실상 이전 버전으로 되돌릴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롤백이 불가능하다면 이전 버전과 동일한 형태로 업데이트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톡을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광고 수익 확대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새롭게 바뀐 카카오톡은 이전 버전에 비해 더 많은 광고를 노출하고 있는데 이미 체결한 광고 계약으로 인해 이전 버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우 부사장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관련 의혹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퍼지고 있다.

카카오톡 업데이트로 인한 반응을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주식시장이다. 카카오의 주가는 카카오톡 업데이트 직후 약 5%가 빠졌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 현재 업데이트 직전 대비 약 12%가 하락한 상황이다. 국정감사 발언 이후에는 추가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톡의 개편이 광고 매출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카카오톡 내 배너 광고 노출이 확대되면서 4분기에 최소한 7% 이상의 배너 광고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수는 카카오톡의 친구목록 복구 업데이트 이후 광고 노출 빈도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카카오톡 빅뱅 업데이트의 핵심은 광고가 아닌 인공지능(AI)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는 오픈AI와의 협업으로 챗GPT를 카카오톡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챗GPT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AI 서비스지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은 사실상 소외된 것이 현실이다. 카카오는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에서 챗GPT를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자체 개발 AI인 ‘카나나’를 카카오톡에 적용하는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의 베타 테스트도 준비 중이다. 카나나는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로 지난 5월부터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카나나 AI를 적용함으로써 카나나와 직접 대화를 통한 정보 획득뿐 아니라 친구와의 대화 내용을 분석해 관련 정보를 보여주거나 일정을 관리할 수 있는 편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카카오톡에서 서비스될 AI에 대한 구독 모델에 대해서는 공개된 것이 없지만 업계에서는 카카오톡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광고 수익 역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 생태계 확대도 기대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톡의 AI 서비스가 성장이 정체된 카카오의 톡비즈 매출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증권 남효지 애널리스트는 “카카오톡은 AI 도입을 통해 카카오 생태계뿐 아니라 외부 서비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구독 수익 모델도 고려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 1분기부터 구독 수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카카오 이익의 대부분이 광고와 커머스에서 창출되고 있는데 AI 서비스가 성공한다면 구독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이 생길 수 있다”며 업종 최선호주를 유지한다는 의견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 카카오 매출을 2조~2.2조원, 영업이익은 1600억원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목표주가는 하나증권이 7만원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대신증권과 SK증권은 8.6만~8.7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카카오의 올해 연고점은 지난 6월 24일 7만400원이었으며 16일 기준 주가는 5만8600원이다.

석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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