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 필요
|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 "신뢰와 상호존중을 근거로 한 파트너십이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혁신은 한 도시나 한 나라의 경제에서 멈추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서울 GT타워에서 16일 콘라딘 크라머 바젤 시장은 한국로슈(대표이사 이자트 아젬)가 스위스 바젤 시(콘라딘 크라머 시장), 주한 스위스 대사관(나딘 오리비에리 로자노 대사)와 함께 개최한 미디어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크라머 시장은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이 서울시와 바젤시가 같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라며 "이를 바탕으로 도시간 협업을 넘어 스위스와 한국의 막역한 연대와 파트너사 간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로슈는 이날 헬스케어 분야의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바이오헬스 거점 도시 육성 사례 등 성공적인 바이오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협력 촉진을 위한 인사이트와 벤치마킹 사례를 공유했다.
바젤 시는 800개 이상의 생명과학기업이 활동하는 글로벌 생명과학 허브다. 2018년 초부터 유럽을 대표하는 벤처 빌더로 바이오텍 벤처들을 지원해온 '베이스론치'가 있다. 현재 베이스론치의 포트폴리오에 속한 11개 기업은 유럽과 미국 벤처 펀드로부터 총 8억 달러(약 1조 1351억원)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주한 스위스 대사관은 양국 간 과학기술과 혁신 협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과 스위스 간의 생명과학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 간 교류를 촉진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양국의 바이오헬스 협력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임지현 주한 스위스 대사관 과학기술협력실 부실장은 '스위스 생명과학 혁신과 한국과의 공동 이니셔티브'를 주제로 제약바이오 산업 내 스위스의 위상과 한국과의 협력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스위스는 2014년부터 한-스위스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스타트업 투자자들과 네트워킹하는 투자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글로벌 연구협력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2023년 이 프로그램에 선정된 뉴로핏은 지난 7월 로슈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함얀 보겔드 로슈 아시아 파트너링 헤드는 제약바이오 기업과 스타트업과의 파트너십을 활용한 로슈의 사업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보겔드 헤드는 "아시아 파트너링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최근 한국 기업들을 초대해 아이디어를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한국의 바이오텍 회사들이 점점 더 로슈의 니즈와 맞아떨어지는 솔루션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 피드백을 주고받았는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과 협업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로슈, 스위스, 그리고 한국: 성공적인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한 대화'를 주제로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패널들은 한국 바이오산업의 잠재력과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패널 토론자들은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도 기업을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키우기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으며 혁신 아이디어의 채택과 기술 상용화가 모두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장점과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보겔드 헤드는 "한국 바이오텍들은 굉장히 광범위한 시각을 갖고 있으며 해가 지날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적인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한국 기업들은 끊임없이 질문하며 보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굉장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슈와 같은 대기업과 기술이전 계약 등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의 관심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또한 회사가 가진 아이디어를 정확하게 발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기업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 최근에는 10억 달러(1조 14192억원) 이상의 마일스톤이 지급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이 원하는 것은 굉장히 정확한 데이터다. 경쟁사 대비 어떤 부분에서 얼마나 우위를 갖고 있는지, 제조·생산 대책은 어떻게 갖추고 있는지, 특허 전략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을 제대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약바이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클러스터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크리스토프 클뢰퍼 바젤 투자청 대표는 "바젤의 클러스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각기 다른 생명과학 분야의 전문가를 보유할 수 있었던 점"이라며 "창업하기 좋은 환경과 적합한 인프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인재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