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침체·매출 역성장 속 원가율 개선·자체사업이 실적 좌우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업계 전반의 매출 부진 속에서도 일부 수익성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원가율 안정화와 자체사업 매출 반영 효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며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상장 건설사 6곳(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삼성E&A) 가운데 삼성E&A를 제외한 5곳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매출은 대부분 감소세를 보이며, 지방 분양 부진과 주택 경기 침체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DL이앤씨의 수익성이 주택 부문 원가율 개선에 힘입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DL이앤씨의 3분기 매출 전망치는 약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1088억원으로 30.5% 증가할 전망이며 이는 시장 기대치(1057억원)에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자회사 DL건설의 매출 감소로 외형 성장은 제한됐으나, 주택 부문 원가율이 80%대 중반으로 안정화되며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투자증권은 “DL건설의 매출 감소 영향이 있으나 주택 부문 원가율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증가가 예상된다”며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관련 도급증액(약 260억원)은 내년 초로 이연된 것으로 파악되나, 이를 제외하더라도 주택 부문 원가율은 80%대 중반 수준으로 안정적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개선 폭은 한층 크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087억원, 1010억원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증가, 영업이익은 112.8%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실적 개선, 재무 구조 안정, 신용등급 상향 등은 시장의 신뢰를 반영한 결과”라며 “축적된 디벨로퍼 역량과 안정된 자금력을 바탕으로 수도권 도심 복합개발과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HDC현산이 과거 사고 이후 리스크 관리 강화와 자체사업 중심 전략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며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밖에도 대우건설의 매출은 2조7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7% 감소할 전망이지만 원가율 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영업이익이 69% 늘어난 10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도 매출이 7조4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줄어드나 영업이익은 78% 늘어난 2034억원으로 추정된다. 플랜트·해외현장 공정 개선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GS건설도 원가율이 높았던 현장이 마무리되면서 영업이익이 약 22% 증가한 9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반도체 등 하이테크 부문 수주 공백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연말 이후 주요 산업 프로젝트의 발주 재개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 폭이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의 3분기 매출은 대체로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보이나, 원가율 관리와 자체사업 비중에 따라 수익성은 엇갈리는 양상이다. 지방 분양시장 침체로 주택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자체사업과 해외 플랜트 비중이 높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적의 핵심 변수는 원가율 관리와 현장 리스크 통제 능력”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택보다 자체사업과 플랜트 중심의 수익성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