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전반의 수익성 둔화 흐름 지속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금리 인하 기조에도 올해 3분기 카드업계 실적은 그리 녹록지 않을 것 같다. 카드론 잔액 감소·가맹점 수수료 축소·연체율 상승이 겹치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실적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업계 전반에 수익성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난 상반기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보릿고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주요 전업 카드사들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오는 28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며 KB국민·우리·하나카드도 비슷한 시기에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올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 조달비용 구조와 수익성 둔화가 겹치면서 실질적인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수익의 핵심 축인 카드론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업 카드사 9곳의 카드론 잔액은 42조4483억원으로 지난 6월(42조9771억 원)과 7월(42조6570억 원)에 이어 꾸준히 줄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가계대출 대책에서 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되면서 카드론 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2월 인하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역시 카드사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체 카드 소비는 늘고 있지만 결제의 상당 부분이 생활밀착형 소매나 중소 가맹점 등 수수료율이 낮은 업종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가맹점 수수료 인하 기조가 본격화되고 있고 결제 성장은 업종별 수익성에 따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르다"며, "대형 가맹점 중심으로 낮은 수수료 구조가 고착화되는 점도 부담이다"고 말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 흐름이 뚜렷하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전업 카드사들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76%로 이는 2014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특히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부문에서 연체율 상승 폭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대손충당금의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이미 지난 2분기부터 충당금 적립을 늘리는 추세다. 3분기에도 연체채권 매각 규모와 충당금 적립 수준이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 카드사의 사정도 각각 그리넉넉하지 못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카드의 올 3분기 순이익을 1596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컨센서스 대비 약 4% 낮은 수준이며 이자비용과 판관비 확대가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 효율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어 본격적인 이익 성장은 2027년부터 가능할 것이다"며, "총차입금리가 2026년 1분기 고점을 찍은 뒤 완만히 하락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 6월 진행됐던 조직 슬림화의 일회성 비용이 3분기에 반영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희망퇴직은 팀장급을 포함한 중간관리자 계층까지 범위가 확대되면서 퇴직 규모는 최소 1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퇴직자에게는 기본 퇴직금과 더불어 최대 30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이 지급된 만큼, 신한카드의 일회성 비용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달 해킹사고로 수 만명 규모의 고객 이탈(카드 해지·탈회)이 발생한 만큼,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 조차 실적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팽배하다"면서, "일부 카드사는 외환이익 등 비이자 수익을 활용해 버텨낼 가능성 있지만, 본업 수익 기반이 약한 곳은 실적 충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