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년 만에 최대 이익, 1년 만에 10조원대 회복
반도체 이익 6조원대 예상...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삼성전자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1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기나긴 반도체 불황의 터널을 지나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운 반도체 사업, 즉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이번 호실적을 견인한 일등공신이라고 분석한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약 70조원, 영업이익 1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개선된 수치이자 여러 분기 만에 기록하는 최대 실적이다.

극적인 ‘V자 반등’의 중심에는 단연 DS 부문이 자리 잡고 있다. DS 부문은 3분기에만 8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3분의 2가량을 책임진 것으로 보인다.

DS 부문의 화려한 부활은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이끌었다. 특히 AI 서버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HBM 수요가 급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전자는 HBM3와 HBM3E 등 최신 HBM 제품을 엔비디아와 같은 핵심 고객사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시장 주도권을 강화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으로 일반 D램보다 가격이 몇 배나 비싸 수익성이 매우 높다. 삼성전자는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며 밀려드는 HBM 주문에 성공적으로 대응,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HBM뿐만 아니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력 메모리 제품의 업황 개선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PC, 스마트폰 등 전방 산업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재고는 줄고 가격은 상승세로 전환됐다. 삼성전자는 고용량·고성능 서버용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는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메모리의 압도적인 성과에 더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사업부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힘을 보탰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최선단 공정인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의 수율을 안정화하며 대형 고객사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는 크지만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를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한편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약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Z폴드7·플립7’ 등 폴더블폰 신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프리미엄 TV와 비스포크 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삼성디스플레이(SDC) 역시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어 1조원 후반대의 견실한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가 4분기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의 성장은 이제 시작 단계로 이는 곧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의미한다”며 “반도체 사업이 다시 삼성전자의 확실한 ‘캐시카우’이자 성장엔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향후 실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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