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대구)=신희재 기자 | "원태인(24)이 또 삼성 라이온즈를 살렸다. '푸른 피 에이스' 다웠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을 마친 뒤 남긴 말이다.
원태인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준PO 3차전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은 SSG를 5-3으로 제압했다.
원태인은 올해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었던 7일 와일드카드(WC) 2차전(3-0)도 6이닝 무실점으로 1승을 챙겼다. 당시 WC 1차전(1-4)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은 원태인의 호투 덕분에 준PO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2경기 공통점은 경기 초반 '가을비'로 인해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던 데 있다. WC 2차전은 경기 시작 20분 전 내린 비로 45분 지연 개시됐고, 준PO 3차전은 경기 시작 13분 만에 소나기가 쏟아져 37분간 중단됐다. 이로 인해 NC 로건 앨런(6이닝 2실점)은 1회 제구 난조를 보였고, 파이어볼러인 SSG 드류 앤더슨(3이닝 2자책)은 3회 패스트볼 구속이 140km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기 쉬운 상황에서도 원태인은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경기가 재개된다고 할 때부터 실내에서 스트레칭하고, 외야 나가서 몸 풀고, 캐치볼도 하면서 감각을 다시 찾으려 했다"며 "경기가 경기인 만큼 핑계 댈 수 없었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원태인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엔 가을비로 인해 아픔을 겪었다.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1-0 리드를 도왔으나 우천으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삼성은 이틀 뒤 재개된 경기에서 1-5로 역전패한 뒤 1승 4패로 준우승했다.
당시를 떠올린 원태인은 올해 가을야구를 앞두고 불펜 대기가 가능하냐는 투수코치 질문에 "가을에는 묻지 마시고 맡겨 주시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한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팀이 이길 수 있다면 언제든 등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만 감독은 "감독으로서 팀에 대한 희생정신을 보여줘 고맙다"고 화답했다.
원태인은 SSG전 7회 초 2사에서 2만3680명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는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마무리하는 건 항상 영광이라 생각한다. 어제 잠들기 전 상상했던 게 1실점을 한 것 빼면 모두 이뤄졌다"고 미소 지은 뒤 "시즌 때는 6~7이닝을 2실점 정도로 막는 게 목표라면, 단기전은 5이닝을 던져도 무실점해야 한다. 실투 던지지 않고, 실점하지 않는 걸 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신희재 기자 gale032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