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반기 출시 MMORPG 중 ‘뱀피르’만 흥행 성공
사활 건 드림에이지 ‘아키텍트’ 부담 커져…마케팅 총력전
9월 한 달간 매출 1위를 달린 '뱀피르'./넷마블
9월 한 달간 매출 1위를 달린 '뱀피르'./넷마블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9월 한 달간 양대 모바일 앱마켓을 점령했던 넷마블의 ‘뱀피르’가 10월 초 독주를 끝내고 1위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하반기 MMORPG 순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출시한 뱀피르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보기 힘든 뱀파이어 세계관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 MMORPG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여기에 게임 플레이를 통해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의 과금 부담을 줄이는 등 여러 요소를 도입해 출시 초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뱀피르는 출시 첫 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으며 9일 만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도 매출 1위에 오르며 양대 앱마켓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의 분석 결과 뱀피르는 출시 후 한 달 동안 40만회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약 4000만달러(약 572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뱀피르가 매출 1위로 올라오면서 넷마블이 올해 3월 출시한 MMORPG ‘RF 온라인 넥스트’의 순위는 크게 하락했다. RF 온라인 넥스트는 출시 후 6개월이 된 9월 초까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매출 10위권 안쪽을 유지했지만 9월 중순 이후 2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의 마케팅 역량이 신작 뱀피르에 집중되면서 RF 온라인 넥스트의 매출이 자연스럽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뱀피르의 뒤를 이어 지난달 18일 출시한 컴투스의 ‘더 스타라이트’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판타지소설 작가로도 활동해 온 정성환 총괄 디렉터의 원작 소설 네 편을 바탕을 멀티버스 세계관을 구축한 더 스타라이트는 ‘리니지2’로 유명한 정준호 아트디렉터와 ‘오딘: 발하라 라이징(이하 오딘)’ 등에 참여했던 정지홍 사운드총괄 등 화려한 개발진으로 주목받았다.

더 스타라이트는 사전 예약자 100만명을 돌파하고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순위 7위를 찍으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후 빠르게 순위가 하락하며 더 이상 순위를 올리지 못했다. 구글 앱스토에서는 최고 매출 16위까지 올랐으며 지금은 다시 하락해 40위권에 머물고 있다.

더 스타라이트./컴투스
더 스타라이트./컴투스

게임 그래픽과 타격감 등이 최신 게임으로는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으며 전투의 재미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출시 직후 여론이 좋지 않자 빠르게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시도했지만 잠시 순위 반등 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는 22일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이하 아키텍트)’ 출시 예정인 상황에서 사실상 경쟁에서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웹젠의 ‘R2오리진’도 사정은 비슷하다. R2 오리진은 2000년대 중반 인기를 끌었던 MMORPG ‘R2’의 리메이크 버전이지만 사실상 R2 IP를 활용한 리니지 라이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R2 IP에 향수를 가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관심을 끌긴 했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한 MMORPG들의 벽을 넘지는 못하고 더 스타라이트와 비슷한 매출 4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뱀피르를 제외한 MMORPG 신작들이 흥행에 실패한 사이 잠시 주춤했던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대형 업데이트와 함께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3월 말 출시 이후 줄곧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했던 마비노기 모바일은 지난달 매출 순위 10위 밖으로 밀려나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대규모 업데이트 ‘여신강림 3장: 팔라딘’과 함께 시즌 1을 시작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마비노기 모바일, 시즌1 업데이트./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시즌1 업데이트./넥슨

마비노기 모바일은 시즌 1 발표 당시에만 하더라도 새로운 룬 시스템 등 추가 성장 요소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이 컸지만 업데이트 이후에는 오히려 최고 매출 2위까지 치솟으며 긍정적인 평가로 전환됐다. 더욱이 경쟁작들이 모두 리니지 라이크 장르인 상황에서 생활 콘텐츠와 협동 전투 등을 강조한 고유의 게임성은 대체재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뱀피르의 독주를 끝내고 매출 1위를 차지한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다. 리니지 라이크 장르의 원조인 리니지M은 지난달 17일 대규모 업데이트 ‘BURNING HEART: 전사의 심장’을 통해 신규 에피소드와 광전사 클래스의 리부트를 선보이며 다시 매출 1위를 탈환하는 저력을 보였다. 서비스 8년차에도 탄탄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리니지M의 최대 경쟁작은 11월 출시 예정인 ‘아이온2’가 될 전망이다.

하반기 MMORPG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다음 출발선에 선 아키텍트의 부담은 더욱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 출시를 앞둔 드림에이지의 아키텍트는 회사의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인 만큼 출시 전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배우 류승룡과 코미디언 김원훈을 홍보 모델로 기용해 영상 광고를 제작하고 유명 인플루언서를 초청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등 출시 전부터 기대감을 높이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출격 대기 중인 '아키텍트'./드림에이지
출격 대기 중인 '아키텍트'./드림에이지

아키텍트는 AAA급 게임을 표방하는 만큼 겉으로 보이는 요소만 놓고 보면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출시 직전 공개된 PvP 시스템과 과금 요소 등으로 인해 결국 리니지 라이크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게임 출시가 1주일 남짓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아키텍트가 과연 뱀피르의 바통을 이어받아 매출 1위에 도달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업계 관계자는 “마비노기 모바일은 리니지 라이크에 지친 이용자층을 공략해 장기 흥행 궤도에 올랐지만 그렇지 못한 게임들은 결국 리니지M을 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엔씨소프트의 차기작 아이온2도 리니지 라이크와 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서 아키텍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게임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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