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폭탄 우려에 24조원 포지션 청산
|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가상자산 시장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권 코인들은 뚜렷하게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1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7시 14분 기준, 비트코인은 11만5395달러(약 1억7000만원), 이더리움은 4128달러(약 610만원)로 전일 대비 각각 3.8%, 10.34% 상승했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각각 6.17%, 8.34% 하락했다.
반면 바이낸스코인(BNB)은 1286달러(약 190만원)로 하루 만에 13% 급등하며 주요 코인 가운데 가장 강력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반면 리플(XRP)은 2.53달러(약 3700원)로 24시간 사이 6% 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7일간 14% 넘게 빠지는 약세 흐름을 면치 못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대규모 조정에 직면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인 5일, 비트코인은 12만5245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적 고점을 새로 썼으나 이후 매도세와 외부 악재가 겹치면서 단기 급락을 겪었다.
이번 급락의 결정적 트리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무역 정책 재점화 발언이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수출품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시사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즉시 출렁였고 가상자산 시장 역시 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0만8000달러(약 1억5800만원) 선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 분석 미디어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급락 당시 160억달러(약 24조원) 규모의 대규모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알리기도 했다. 단기 상승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보면서 시장의 하방 압력을 더욱 키운 셈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조정이 "과열을 해소하는 건전한 과정"이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미·중 간의 무역 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가상자산 분석기관인 크립토포테이토는 단기적으로 10만8000달러 지지선과 12만3000달러 저항선 사이에서 가격 변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가상자산 분석 업체인 브레이브뉴코인은 견고한 지지선 유지만 이뤄진다면 연내 16만달러(약 2억3500만원) 돌파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시장 전반은 상승 모멘텀과 하방 압력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과 제도권 편입 기대는 여전히 강력한 호재다. 하지만 동시에 글로벌 무역 분쟁과 경기 둔화 우려, 그리고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 리스크는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가상자산이 기존 금융 시스템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외부 지정학적 혹은 거시 경제적 충격에 따른 구조적 취약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 이번 조정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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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현 기자 jsh4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