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HD가 최근 신태용(55) 감독과 김광국(58) 대표이사를 동반 퇴진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출신 감독을 불과 65일 만에 경질시킨 것이며 1994년 입사 이후 30년 넘게 ‘현대맨’으로 승승장구해온 김광국 대표이사까지 물러나게 한 그야말로 극약처방이다.

결국 성적 부진이 그 이유다. 2022년과 2023년, 지난해까지 K리그1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울산은 2015년(7위) 이후 10년 만에 파이널B(7~12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 12개 팀 중 10위(승점 37)로 강등권에 처져 있다. 2부로 바로 강등될 수 있는 최하위(승점 26) 대구FC와는 격차가 있는 편이지만, 10∼11위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강등 여부를 결정하는 플레이오프(PO)로 내몰리게 된다.

명가의 충격적인 수난 사례는 최근 3년간 이어지고 있다. 1995년 창단 이후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던 수원 삼성은 2023시즌을 12위(승점 33)로 마무리하며 사상 처음 2부로 강등되는 굴욕을 맛봤다. 그로 인해 K리그의 히트 상품이던 FC서울과 슈퍼매치도 볼 수 없게 되는 등 1부 인기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2024시즌엔 K리그 최고 명가 전북 현대가 수모를 겪었다. K리그 사상 최다 우승(9회), 최다 연속 우승(5회)에 빛나는 전북은 2012년 상·하위 스플릿 리그 도입 이래 지난해 사상 처음 파이널B로 떨어졌다. 전북이 우승 경쟁이 아닌 '강등권 탈출'을 위해 사력을 다하던 모습은 축구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전북은 2부 팀인 서울 이랜드와 K리그 승강 PO 1, 2차전을 벌인 끝에 합계 4-2로 앞서며 창단 첫 강등 위기를 모면했다.

전북과 울산은 1년 만에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10위(승점 42)였던 전북은 올해 1위(승점 68)를 달리며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고, 지난해 우승(승점 72)을 차지했던 울산은 올해 10위에 그치고 있다.

울산 구단은 일단 “K리그에서 지도 경험이 있는 노상래(55) 임시 감독 체제에서 기존 코치들과 소통·협업으로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10일엔 단장 직무대행으로 최정호 사무국장을 선임하며 구단 운영에도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울산은 오는 18일 광주FC와 홈 경기를 벌일 예정이다. 상대팀 광주는 이 경기를 통해 파이널A(1~6위) 진입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울산 입장에선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FC서울 등의 부진도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최근 3년간의 명가 수난 사례는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는 다른 한편으론 K리그가 그만큼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예측 불허의 장이 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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