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철규 기자 | 더딘 내수경기 회복세와 미국의 금리 인하 전환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10월 23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한은)이 오는 23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만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무리한 재정 요구로 관세 협상이 길어지면서 금리 결정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9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00∼4.25%로 0.25%포인트(p) 인하했으며 추후 추가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격차는 기존의 2.0%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좁혀졌다. 금융권에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한은도 오는 23일로 예정된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관세 협상이 지연되고 집값이 꺾이지 않고 있어 한은의 고민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이 살아나고 미국과의 금리 격차, 국내 경기 침체를 고려하면 금리를 낮출 타이밍이다. 그러나 집값이 상승하고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민생지원금이나 소비쿠폰 발행 등을 통해 내수 경제 살리기에 나섰음에도 아직까지 경기는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 전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5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용산구(0.47%)와 송파구(0.49%)를 비롯해 성동구 등이 크게 올랐으며, 서울의 북쪽인 도봉구(0.04%)와 노원구(0.08%) 등은 상승폭이 작았다.
집값과 더불어 전셋값이 상승하는 것도 문제다. 9월 25일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전세 값 상승률은 0.09%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월 첫째 주 이후 34주 연속 상승한 것이다. 또한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수급지수는 151.98로 지난 2021년 10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150을 넘었다.
이처럼 서울의 전세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수요에 비해 공급된 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주택 물량은 총 10만323세대로 올해 상반기의 14만537세대에 비해 29%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의 16만3977세대와 비교하면 무려 39%가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입주 물량이 급감함에 따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8월 대비 0.40%가 오르며 2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도권 주택 평균 전세 값은 27주 연속 상승세다. 문제는 이처럼 집값과 전세 값이 상승하면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꾸준히 증가해 9월 말 기준 764조949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11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내고 있다. 관세협상과 가계대출 불씨가 남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과감하게 금리 인하에 나서기보단 대내외 불확실성이 안정된 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이야기다.
이철규 기자 sicsicma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