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능 향상시킨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
판매 가격은 4968만원부터, 풀옵션은 7150만원 수준
|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2세대 팰리세이드는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어 효율성도 잡았다. 드넓은 공간감에 고객 취향을 저격한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을 총집합해 소비자를 유혹한다.
6년 만에 완전변경으로 돌아온 신형 팰리세이드는 하이브리드(HEV) 추가로 엔진 라인업을 확장했다. 기존 3.8 가솔린과 2.2 디젤 대신 ▲2.5 터보 가솔린 ▲2.5 터보 HEV로 파워트레인을 새롭게 구성했다. 탑승 인원 구성도 8인승은 걷어내고 7·9인승으로 재편한 점도 변화 포인트다.
외관도 완전히 새롭게 거듭났다. 실물이 주는 웅장함은 사진으로 보는 느낌보다 크다. 마치 네모난 픽셀을 쌓은 듯한 전면주간주행등(DRL)·램프 디자인은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수처럼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로로 길게 뻗어 차체를 더욱 넓고 강인한 이미지로 연출한 전면 그릴도 남다르다.
후면은 비교적 간결하다. 매끄럽게 다듬은 트렁크 라인 위로 중앙의 대형 현대 엠블럼과 ‘PALISADE’ 레터링이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기존 모델과 달리 머플리 팁은 하단으로 감춰 대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특유의 정숙함을 강조한 모습이다.
차체는 전장 5060㎜, 전폭 1980㎜, 전고 1805㎜로 기존 모델보다 6.5cm 길고 5.5cm 높다. 휠베이스는 2970㎜로 무려 7cm 늘어났다. 덕분에 대형 SUV에 걸맞은 웅장함은 물론 안정감 있는 비율을 뽐낸다. 다만 외관만으로는 하이브리드 모델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조차 없어 사실상 가솔린 모델과 육안으로 식별하긴 힘들다.
실내는 변화 폭이 더 크다.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이은 12.3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주요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며 시인성도 좋다. 센터패시아에 버튼식으로 배치됐던 기어조작부는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칼럼식으로 변경돼 공간 활용성이 개선됐다. 덕분에 대시보드와 분리된 센터콘솔에는 무선 충전기와 대용량 컵홀더 등이 자리했고, 그 하단에는 별도의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길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공간감 역시 여유로워졌다. 2열은 성인 남성이 다리를 꼬고 앉아도 불편함이 전혀 없을 만큼 넉넉하다. 특히 시승차가 사륜구동(HTRAC) 모델임에도 센터터널이 평평해 가운데 통로를 통해 3열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3열 역시 성인 남성이 앉기에 무릎 공간이 충분하고, 천장 일부를 오목하게 처리해 여유로운 머리 공간을 확보했다. 모든 좌석에서 장거리 이동 가능한 수준의 거주성을 갖춘 셈이다.
돋보이는 점은 바로 가족 단위를 겨냥한 편의 사양이다. 시승차는 7인승 모델로 2열에는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다이내믹 바디 케어 시트'가 독립식으로 위치한다. 옆에 위치한 컨트롤러를 통해 마사지 전원과 강도를 부위별로 직접 조절할 수 있어 장거리 이동 시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다. 3열 시트도 전동식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전용 공조 시스템까지 마련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한 구성이다.
아울러 전기차에서나 가능했던 기능을 더한 것도 매력 포인트다. 하이브리드 전용 특화 기능인 '스테이 모드'는 시동을 끈 후에도 냉난방과 미디어 등과 같은 전장을 최대 1시간가량 사용할 수 있다. 또 220V 전력을 제공하는 '실내 전력 공급(V2L)’ 기능도 갖춰 캠핑, 차박과 같은 아웃 도어에서의 활용 범위까지 편의성을 넓혔다.
주목할 부분은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신형 팰리세이드에 탑재된 2.5터보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262마력, 최대토크 36kg·m을 발휘하는 2.5ℓ 터보 가솔린 엔진과 72마력의 힘을 내는 전기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합산 출력 334마력을 실현시켰다.
이 시스템의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다. 겉모습으로는 모델 여부를 알 수 없어도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단번에 눈치챌 수 있다. 엔진의 미동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계기판에 '레디'란 문구만 뜨며 전기 모터를 이용해 달릴 준비를 한다. 인상적인 부분은 기존 1.6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 대비 전기모터의 작동 범위와 시간도 늘어났다는 점이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2톤이 넘는 육중한 차체를 전기차처럼 부드럽게 움직인다. 가속 페달을 가볍게 밟거나 관성 주행을 이어가면 전기(EV) 모드로 조용히 속도를 올리고, 깊게 밟기 시작하면 엔진이 본격적으로 개입하며 300마력이 넘는 출력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엔진으로 전환하는 과정도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매끄럽다.
이는 두 개의 모터(P1+P2)를 병렬로 구성한 새로운 변속 시스템 덕분이다. P1 모터는 시동·발전과 구동 보조를 맡고 P2 모터는 주행과 회생제동을 담당한다. 주행 조건에 따라 두 모터가 정교하게 연동돼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실제 주행에서도 효율 향상이 뚜렷했다. 주행 테스트를 위해 가혹한 조건의 시승 환경에서도 약 730km를 무난하게 달렸고 평균 연비도 리터당 11.9km로 공인 복합연비(7인승 AWD 기준 11.1~12.5km/ℓ)에 근접할 정도로 준수한 효율성을 보였다.
다만 고속 안정성과 제동 성능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안락함에 초점을 맞춘 하체의 셋업과 높아진 차고 영향으로 롤링(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을 어느 정도 허용하면서 전작 대비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다소 불안하게 느껴진다.
제동력도 높아진 출력과 무거워진 중량을 한계 상황까지 감당하기엔 부족했다. 편안함도 중요하지만 고속 안정성과 브레이크 시스템이 한층 개선된다면 우수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완성도를 바탕으로 균형 잡힌 대형 SUV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7인승의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인하분과 친환경차 세제혜택 적용 시 4968만원부터 시작한다. 선택 품목인 ▲HTRAC(사륜구동) ▲2열 다이내믹 바디 케어 시트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H 제뉴인 액세서리 라이프스타일(HEV) 등을 모두 포함한 풀옵션은 7150만원이다.
곽호준 기자 kh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