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소 후 관리요법으로 인기
|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 GLP-1 기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빅파마의 관심은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서 관리와 다양한 적응증 치료까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GLP-1 치료제 시장규모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0%씩 증가해 2030년에는 글로벌 처방액 전체 매출의 9%를 차지한다.
이벨류에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GLP-1 약물의 범주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판매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계열 약물이 2030년까지 베스트셀러 목록의 상위 10개 중 5개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기존 치료제가 가진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먹는 제형(경구형),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경구형 GLP-1 치료제는 노보 노디스크의 '리벨서스'가 가장 먼저 출시에 성공했다. 2019년 당뇨병 치료제로 처음 출시한 후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만 적응증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연내 허가가 예상된다.
일라이 릴리는 저분자 화합물 경구형 치료제인 '오르포글리프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72주간 1일 1회 최고 용량 36㎎을 복용한 참가자의 18.4%가 체중 20%이상 감량에 성공했다. 릴리는 해당 결과를 통해 미국 FDA의 초고속 심사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경우 1~2개월 내 승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선 일동제약의 경구형 GLP-1 치료제 'ID110521156'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임상 1상 결과에 따르면 저분자 화합물이나 예상 유효용량 보다 높은 200㎎ 단회투여에서 위장관계 관련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최근 발표한 주요지표 데이터에 따르면 200㎎ 투여군의 경우 4주 투여에서 평균 9.9%, 최대 13.8%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일동제약은 내년 내 글로벌 임상 2상 진입과 동시에 글로벌 라이센스 아웃 등 파트너링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주1회를 넘어 월1회 제형에 대한 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암젠은 GLP-1/GIP 이중작용제 '마리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GIP 수용체 억제가 체중 감소에 핵심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항체-펩타이드 접합체 구조를 적용해 월1회 혹은 수개월까지 투여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52주간 치료를 완료한 비만 환자군에서 최대 19.9%까지 감량 효과를 보였다. 다만 구토 등의 부작용 비율이 높아 임상 3상에서는 점진적 증량을 통한 부작용 감소를 확인하고 있다. 임상 3상 결과는 2027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장기지속형 플랫폼 위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각사 별로 펩트론은 분무건조법, 지투지바이오는 막유화법, 인벤티지랩은 마이크로플루이딕 방식을 통해 약효 지속성을 높이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장기지속형 플랫폼은 대량생산이 기술이전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다. 펩트론의 경우 오송바이오파크 신공장 건설을 통해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인벤티지랩은 바이오기업 큐라티스 인수를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확보한 바 있다.
이달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GLP-1 기반 치료제는 단순히 비만 뿐만 아니라 당뇨,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심혈관 치료제와 같은 연관성 있는 적응증으로의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적응증 확장을 감안하면 2030년까지 200조원이 넘는 수준까지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화이자, 로슈, 머크와 같은 빅파마들도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구용 GLP-1은 주1회 제형 이후 유지요법으로, 장기지속형은 바늘공포증이 있는 환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