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프로젝트 계획...ESS, 송전망, 냉방공조 등 관련 업계 호재
날씨 영향 등 간헐성 문제 여전히 한계
| 한스경제=이성철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한국의 AI(인공지능)와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에 나서기로 하면서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및 전력계통 안정화 정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반해 기상 여건에 따라 좌우되는 재생에너지 발전 특성상 대량의 전력 공급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2일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순방 첫 일정으로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AI 산업의 글로벌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가졌다.
한국 내 급증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발전·저장 설비를 결합하는 통합적 접근을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 배터리, 통신 기술에 더해 무엇보다 대규모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과 ESS(에너지저장장치), 초고압 송배전망(HVDC)까지 결합해 국내 기업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초대형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고 저장하기 위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ESS와 전력망, 냉방공조 등 관련 업계에는 상당한 호재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데이터센터, 발전단지, 송배전망 건설에 필요한 수십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수 있고 막대한 자본 투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24시간 가동하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구글과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퉈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서면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력원을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내 기업 중 네이버와 SKT, 카카오 역시 'RE100 데이터센터'를 추진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약 460TWh로 이는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2% 규모에 달했다. 오는 2026년에는 일본의 한해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1000TWh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내의 경우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1%씩 증가해 지난해 4461㎿에서 2028년 617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해당 증가분을 재생에너지로 얼마나 충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연간 400㎿ 이상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려면 태양광 기준으로 매년 3GW 이상의 신규 설치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국내 신규 태양광 설치용량 평균은 2GW 안팎으로 현재 속도대로라면 2028년까지 증가분의 30~40%도 재생에너지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의 경우 날씨 영향 등에 따른 간헐성 문제가 여전히 한계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연간 400㎿ 이상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려면 태양광 기준으로 매년 3GW 이상의 신규 설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국내 신규 태양광 설치용량 평균은 2GW 안팎으로 현재 속도대로라면 2028년까지 증가분의 30~40%도 재생에너지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데이터센터에는 백업 전력 확보계획이 세워져 있고 특히 SMR(소형모듈원자로)이나 기존 석탄 또는 LNG를 활용하는 화력발전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에너지기술평가원의 전력계통 PD는 "아직은 재생에너지만으로 AI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당하기에는 기술적·사회적 제약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AI와 재생에너지 연계 계획을 실제 사업으로 구현할 수 있다면 국가의 신산업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철 기자 leesc@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