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열정을 잃지 않았다. 대한민국 펜싱 남자 사브르의 간판 오상욱(29·대전광역시청)이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2관왕으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오상욱은 지난달 25일과 30일 부산 스포원파크 금정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자 일반부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년 개인·단체전을 석권한 뒤 2년 만에 다시 국내 최강자로 우뚝 섰다.
오상욱은 개인전에서 허인섭(국군체육부대), 원태영(호남대), 박태영(화성특례시청)을 연파한 뒤 결승에서 지난해 우승자 구본길(부산광역시청)을 15-8로 제압했다. 단체전에선 박상원, 임재윤(대전광역시청), 유태민(대전대)과 함께 대전 대표로 출전해 결승에서 서울 팀을 45-31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오상욱은 지난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하고, 단체전 3연패에 기여해 한국 펜싱 최초 2관왕을 달성했다. 정점에 오른 그는 2024-2025시즌 국가대표팀 휴식을 택한 뒤 부상 치료와 재충전에 전념했다. 그럼에도 올해 들어 개인 자격으로 몇 차례 국제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면서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오상욱은 지난 4월 미디어데이에서 파리 올림픽 이후 극심한 경쟁에 지쳐 그만둘 생각을 갖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대표팀을 잠깐 외출한 시기에 TV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나와보니 밖에서의 생활은 안 맞는 것 같다"면서 "운동하고 먹고 자는 인생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대표팀에) 다시 들어가면 감사하게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매너리즘에서 벗어난 오상욱은 최근 1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달 대한펜싱협회가 발표한 2025-2026시즌 종목별 대표 선수 명단에서 오상욱은 구본길,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대구광역시청) 등 파리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동료들과 함께 사브르 남자 대표팀 12명에 이름을 올렸다.
파리 올림픽에서 '어펜저스'(펜싱 어벤저스)로 불렸던 이들은 내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아시안게임엔 이번에 뽑힌 대표 선수 중 세계랭킹과 지도자 평가 점수를 기준으로 종목별 4명만 나갈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신희재 기자 gale032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