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보증잔액 5.6조, 자기자본대비 27% 수준…구조조정에도 차입부담 가중
연속 적자 속 현금흐름 흑전 기대…해외법인 투자 성패에 재무건전성 달려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롯데케미칼이 적자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프로젝트 자금 지원을 위해 8400억원 규모 지급보증을 1년 연장했다.
프로젝트 본격 시행을 위한 자금 안정화 조치이나 총 보증잔액이 5조원을 넘기며 재무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등 재무 전략이 병행되는 가운데 향후 투자 성패가 롯데케미칼 유동성 회복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를 통해 인도네시아 자회사 ‘PT LOTTE CHEMICAL INDONESIA(LCI)’ 운영자금 차입에 대한 지급보증을 기존 대비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증은 대주단(UOB BANK 등 상업은행) 요청에 따른 조치로 금액은 6억달러(한화 약 8400억원) 규모다. 보증기간은 2024년 12월 17일부터 2026년 9월 30일까지이며 자동연장 조건이 포함됐다.
보증 대상은 인도네시아 반텐(Banten) 지역에서 진행 중인 석유화학단지 조성 프로젝트다.
총 보증잔액은 약 5조5600억원으로 롯데케미칼의 연결기준 자기자본(2024년 말 기준 약 20조 원) 대비 27% 수준이다. 이번에 연장된 건만 따지면 자기자본 대비 4.15% 가량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케미칼 재무 리스크는 보증 규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3771억원에 달했다. 또한 올해 1분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 총차입금은 10조2404억원에 육박한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만 해도 6조6244억원에 달해 차입 부담이 크다.
단기부채 상환 압박도 변수다. 롯데케미칼 단기성부채는 차입금 및 사채 4조613억원, 기타금융부채 1조4197억원, 기타유동부채 2464억원 등 총 5조7274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이자보상배율도 수 년 째 1배 미만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자회사 자금지원 등으로 본사 유동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롯데케미칼은 ‘에셋 라이트(Asset Light)’ 전략을 내세워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사업 정리 병행에 나섰다.
미국 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CLA), 파키스탄 법인, 수처리 사업부, LCI 지분 일부 등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실제 구조조정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지가 향후 유동성 개선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 현금 흐름이 올해 안에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LCI 프로젝트도 올해 하반기 본격 가동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규모 투자는 대부분 완료됐고 설비 가동률과 수출 연계 계약 체결 여부에 따라 실적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기초소재(범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2030년까지 분리막 폴리에틸렌(PE) 등 고부가가치 소재 매출 비율을 6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스페셜티 사업 전문가 출신인 이영준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 이 같은 전환 의지를 공식화했다.
다만 스페셜티 전환이 본격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이 여전히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 속 침체를 겪는 가운데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와 기술 개발도 병행돼야 할 것이란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적자 탈출과 성장 전환이란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선 해외 프로젝트 안정적 가동과 함께 구조조정 실행력, 고부가 사업 수익성 확보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수 기자 charles@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