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흐름 대응에 거래시간 확대 본격 검토 중
"단계적 접근"…중소형사 시스템·인력 부담 호소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이 내년 하반기 24시간 거래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도 거래시간 확대를 본격 검토 중이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이 내년 하반기 24시간 거래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도 거래시간 확대를 본격 검토 중이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이 내년 하반기 24시간 거래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도 글로벌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거래시간 확대를 본격 검토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중소형 증권사의 시스템·인력 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24시간 거래시간에 대해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우선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유동성 경쟁 심화에 따른 시장 편중 현상을 꼬집었다.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린 'KCMC(Korea Capital Market) 2025'에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송기명 상무는 "곧바로 24시간 거래시간 연장은 쉽지 않다"며 "12시간 체계를 단기적으로 운영한 후 시장 효율성 등을 고려해 24시간 체제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등에서 24시간 거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가져가기 위한 쟁탈전이 지속되는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운영되는 정규 거래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프리·애프터 마켓 개설 등 구체적인 운영 방식을 놓고 업계 및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날 'KCMC 2025'에서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 세계가 24시간 거래 체제를 도입하면 지역별 시차 효과는 없어지고, 글로벌 유동성을 놓고 무한경쟁을 시작하게 된다"며 "투자 매력에 따라 유동성이 한 시장으로 집중되거나 편중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대형·중소형사, “거래시간 연장” 온도차 존재

거래시간 연장을 둘러싸고 증권업계 내부에서도 온도차가 존재한다. 대형증권사와 달리 중소형사에선 정규 거래시간 연장 관련 시스템, 인력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넥스트레이드의 대체거래소를 통해 약 800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지만,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을 확대할 경우 전 종목이 야간까지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에 따른 각 증권사의 업무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시스템 인프라와 인력 여력이 있지만, 중소형사는 야간 거래 대응을 위한 추가 인력 배치와 시스템 보강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KCMC 2025' 행사 이틀째인 30일, 현장에서 만난 한국거래소 정규일 부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아직은 업계 부담도 있어서 정해진 것은 없고 논의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체거래소 관련 30%룰과 15%룰이 있으니 그것으로 우선 대응할 것"이라며 당분간 기존 규제 틀 내에서 시장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대체거래소의 거래 한도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종목별 거래한도 규정인 30%룰은 1년간 유예하고, 시장 전체 한도인 15%룰은 유지하되 일시적 초과 시 2개월 내 정상화하면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 ‘긴 추석 연휴’ 이달 증시 “변동성 확대”, “강세장 기조 지속될 듯”

한편 이달 국내 증시는 긴 추석 연휴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는 3일부터 9일까지 긴 연휴를 앞두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가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연휴 첫날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리스크 회피 및 경계심리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세장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9.8조원, 일부에서는 10조원 이상의 이익을 전망한다"며 "삼성전자가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해 준다면 시장의 분위기는 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0일 APEC 정상회담 등 (이달)말일로 갈수록 대형 이벤트 대기 중"이라며 "금리인하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이번 FOMC 역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증시가 많이 올라 가격 부담은 있지만 금리인하(유동성 증가), 상법개정, AI 투자 사이클(반도체 가격 상승) 등 시장이 상승하는 주요 동력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강세장 기조는 꾸준히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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