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테이블오더 티오더는 지난 9월 25일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술탈취 근절을 위한 현장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주병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해 벤처기업협회 임원, 주요 벤처기업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술탈취 문제의 근절과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성택 티오더 대표는 간담회에서 “벤처기업들은 핵심 기술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지만 여전히 대기업과의 불공정한 거래 과정에서 기술을 침해당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면서 “투자와 인수합병 과정에서도 실사 명목으로 방대한 자료 제공을 요구받고 결국 아무런 피드백 없이 종료되는 일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티오더는 지난 2023년 대기업 통신사와의 협력 과정에서 실제 피해를 경험하기도 했다. 당시 통신사는 협력 명목으로 수개월간 수천 건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요구했고 티오더는 기술 검증과 실사 절차라는 설명을 믿고 이를 성실히 제공했다. 그러나 일정이 종료될 무렵 어떤 성과 공유나 피드백도 없이 일방적으로 협력이 종료됐다. 이후 해당 통신사가 유사한 구조의 테이블오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기술 탈취 논란이 불거졌다.
티오더는 이 사례가 단순히 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벤처기업이 대기업과 협력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겪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거래 단절에 대한 우려 때문에 문제 제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벤처기업의 핵심 기술과 데이터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피해 기업이 자료를 확보하고 손해를 보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안전망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한국형 증거수집제도 도입 ▲불공정거래 신속시정 ▲과징금의 피해기업 분배 등 피해기업 지원 강화 ▲비밀유지명령 실효성 확보 ▲공공입찰 과정의 기술 도용·허위기재 방지 등 다양한 제도 개선 과제가 논의됐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기술탈취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중소벤처기업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동기를 해치며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파괴하는 구조적 문제”라면서 “임기 동안 기술탈취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직권조사 확대, 증거개시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벤처기업이 기술탈취 걱정 없이 혁신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협회는 업계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공정위와 협력해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권성택 대표 또한 “벤처기업이 안심하고 기술 개발과 혁신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티오더 역시 업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공정하고 건강한 생태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김종효 기자 sound@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