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감독. /NC 다이노스 제공
이호준 감독. /NC 다이노스 제공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역주행이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시즌 막판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NC는 최근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21일 KIA 타이거즈전을 시작으로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등을 연달아 격파하며 6연승을 내달렸다. 이 기간 KIA와 롯데는 트래직넘버가 소멸됐지만, NC는 하위권팀 중 홀로 마지막까지 분투를 이어갔다. 당초 얇은 선수층 문제로 경쟁팀들에 비해 불리할 것이란 평가를 극복했다.

NC의 선전은 '초보 사령탑' 이호준(49) 감독의 지도력에서 찾을 수 있다. 구단 레전드 출신인 이호준 감독은 개막 전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지도자 경력 없이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초반부터 홈구장 문제 등 각종 변수가 발생해 하위권에 머무르는 기간이 길었다. 그러나 차근차근 팀 완성도를 높인 끝에 승률 5할의 벽까지 넘어서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이호준 감독은 김태형 롯데 감독, 이강철 KT 위즈 감독 등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들과 대등하게 순위 경쟁을 펼치며 첫 시즌부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김주원. /NC 다이노스 제공
김주원. /NC 다이노스 제공

NC는 올 시즌 뛰는 야구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팀 도루 1위(179개)를 달리는 등 뚜렷한 팀 컬러를 보였다. 그 과정에서 리드오프 김주원이 리그 최고 유격수로 성장하고, 부상에서 돌아온 맷 데이비슨이 2시즌 연속 30홈런을 돌파하는 등 확실한 코어라인을 만들어 냈다. 그 외 박민우, 박건우, 권희동 등 베테랑들도 나름의 몫을 해내며 타선에서 힘을 보탰다.

마운드는 구창모의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져 토종 선발 투수진은 아쉬운 상황이 이어졌다. 다만 불펜에서는 류진욱(29세이브)이 구단 투수 중 2020년 원종현 이후 처음으로 30세이브에 다가서며 새로운 수호신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배재환(24홀드), 김영규(21홀드), 김진호(20홀드)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0홀드 트리오'를 이뤄 미래를 기대케 했다.

NC 선수단이 승리 후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NC 선수단이 승리 후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시즌 중 현장에서 만난 이호준 감독은 "NC는 선발 투수진이 어려운 형편이라 타격으로 매 경기 점수를 많이 내줘야 한다" "어떤 팀을 어떻게 이기려고 준비할 전력은 아니라 본다"고 팀 전력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감독으로 부임한 뒤 첫 번째로 원한 게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상대팀보다 이기고 싶어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매 경기 투타 상관없이 전력을 다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불가능해 보였던 NC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시즌 막판 투타 조화가 살아나면서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이호준 감독은 산술적인 가능성이 사라지기 전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란 의지를 거듭 밝혔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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