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애플리케이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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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전격 결합을 추진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완성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가까운 시일 내 주요 주주들에게 포괄적 주식교환 관련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각각 전담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며 주식교환비율 산정 등 막바지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구조를 보면 네이버파이낸셜이 신주를 발행해 두나무 기존 주주들의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이다. 절차 완료 후 1대주주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 2대주주는 네이버, 3대주주는 김형년 부회장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크다고 평가하고 있어 상당한 규모의 신주 발행이 예상된다.

이미지=두나무
이미지=두나무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거래의 가장 큰 의미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꼽고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두나무의 실적이 네이버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두나무의 작년 영업이익 규모를 감안한 추정치로, 네이버의 수익성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현재 카카오의 2026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44배, 네이버가 17배 수준인 점이 주목된다. 해외 비교 대상으로는 미국 대표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2024년 영업이익 1조6000억원에 시가총액 115조원을 기록했다.

이번 결합의 핵심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과 네이버의 간편결제 플랫폼 간 시너지를 통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주도권 확보다. 네이버페이의 광범위한 간편결제 인프라와 업비트의 가상화폐 유통 역량이 결합되면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두나무는 이달 초 웹3 기반 자체 블록체인 '기와체인'을 공개하며 스테이블코인 사업 준비를 구체화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면 관련 인프라가 대중화되고 웹3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4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연내 제정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번 거래의 타이밍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정부와 민간, 국회가 동시에 움직이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이버 주가는 25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2.06% 오른 25만5500원에 거래됐다.

업계는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네이버가 쇼핑부터 금융, 암호화폐 거래까지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네이버 그룹의 인공지능 개발 전략도 자체 개발에서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병행으로 전환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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