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가족 도움요청·사진 촬영·복약 알림 등 필요 기능 탑재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TV가 약 먹을 시간까지 다 챙겨주네요. 이제 휴대폰이 어려운 우리한테는 이게 딱이야.”
LG전자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한국의 ‘실버 시장’을 겨냥해 고령층 눈높이에 맞춘 전용 스마트 TV ‘이지 TV’를 출시했다.
LG전자는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커넥트홀에서 신제품 ‘이지(Easy) TV’를 공개했다. LG전자는 이날 현장에서 시니어 맞춤형 UX,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기능, 복약 알림 같은 생활 케어 기능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초고령 사회 진입 본격화에 따라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 각종 편의 기능까지 시니어 고객이 실제로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니어 맞춤 개발, 복약 알림·카톡 확인·영상통화까지 한 화면에서
LG 이지 TV는 복잡한 메뉴 대신 큰 글씨와 큼직한 아이콘으로 구성한 홈 화면, 전용 리모컨, 기본 카메라 등 시니어 친화적 요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리모컨에는 큰 글씨로 설명을 추가하고 백라이트 기능이 탑재돼 어두운 환경에서도 조작이 쉽도록 했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서비스센터에 접수된 시니어 고객 TV 문의의 73%가 사용 미숙 및 조작 어려움에 대한 것이었다”며 “단순한 문제부터 해결해드리자는 생각에서 제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홈 화면은 시니어 특화 기능 5개와 즐겨 찾는 앱(App) 중심으로 단순화했다. 전체 메뉴가 한눈에 들어오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화면 하단부에 큼지막하게 배치하고 글자 크기도 기존 webOS 홈 화면 대비 키워서 가독성을 높였다. 또한 이지 TV 전용 리모컨은 버튼에 큰 글씨로 설명을 함께 표기해 이해도를 높이고 백라이트를 적용해 어두워도 글자를 잘 읽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상단에 별도의 ‘헬프’ 버튼을 추가해 TV 사용 중에 외부입력이 전환돼 화면이 나오지 않거나 실수로 앱이 실행되는 등 원치 않는 기능이 작동했을 때 고객이 헬프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지 바로 전에 보고 있던 방송으로 돌아가 시청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자녀들을 위한 돌봄 기능도 인상적이다. 자녀들과 영상 통화로 소통하거나, 원격으로 TV에 발생한 간단한 문제에 대해 도움을 받는 등 시니어 고객을 케어하는 특화 기능도 탑재했다. 또한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물리적으로 렌즈를 가릴 수 있는 덮개를 달아 보안 우려를 해소했다.
LG 버디로 연결된 가족은 사진, 영상, 유튜브 링크 등을 이지 TV로 전송할 수 있다. 원격으로 TV 제어도 가능해 부모가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자녀가 외부입력을 바꾸거나 각종 기능을 끄고 켜는 등 도움을 줄 수 있다.
TV 카메라로 가족사진도 촬영할 수 있다. LG전자는 셀프 사진관 브랜드 ‘포토이즘’과 협업해 고객이 사진을 보정하고 가까운 포토이즘 매장에서 인화하거나 택배로 사진을 받을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번 제품은 단순히 하드웨어에 그치지 않고 고령층을 위한 서비스 패키지와 함께 출시됐다. TV가 ‘약 먹는 시간입니다’라는 안내를 하면 확인 버튼을 눌러 복용 여부를 기록할 수 있고 이는 의료진이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령층 전용 고객센터인 ‘이지 케어(Easy Care) 콜센터’도 운영되며 다양한 놀이와 즐길거리도 내재돼 있다. 두뇌건강 게임, 맞고, 오목, 노래방 등 시니어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엄선해 제공하며 노래방 기능도 가능하다.
◆디지털 불평등 해소 도전…LG 행보 주목
LG전자의 이번 ‘이지 TV’ 출시는 ‘프리미엄 가전’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넘어 ‘고령친화 기술’로 타깃층을 재정의하려는 모습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기존 스마트 기기에 소외됐던 시니어 세대에게 익숙한 TV라는 매개체를 선택한 LG의 이번 전략은 ‘세대를 잇는 생활 혁신’이자 고령층 디지털 포용 확대와 사회 문제 해결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LG전자는 이지 TV를 우선 국내 시장에 선보인 뒤 일본·유럽 등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국가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30%를 넘어선 만큼 복약 관리·화상커뮤니케이션 가전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 진행을 맡은 백선필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고령화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은 단순히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며 “이지 TV는 시니어들이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소외되지 않고 가족과 더 가깝게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