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3일 ‘TBK(The Born Korea)’ 글로벌 B2B 소스 론칭 시연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더본코리아 제공.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3일 ‘TBK(The Born Korea)’ 글로벌 B2B 소스 론칭 시연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더본코리아 제공.

|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가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에 직면했다. 가맹점 지원을 위해 300억 원 규모의 상생비용을 집행하며 ‘상생 경영’을 내세웠지만, 본사 수익성은 급락했고 점주들은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와 임원 고액 보수는 유지돼 비판이 커지고 있다.

▲ ‘상생’ 외치다 적자 전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더본코리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매출 1849억 원, 영업손실 163억 원, 순손실 17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2212억 원) 대비 16.4% 감소했다. 2024년 상반기 영업이익 158억 원, 순이익 130억 원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흑자에서 적자로 급전환한 것이다.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판관비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급여·복리후생비와 임차료 등 고정비는 증가해 본사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 약 300억 원 규모의 상생지원금 집행이 더해지며 적자 전환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본코리아의 주요 브랜드는 전반적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홍콩반점은 올해 2월 일평균 매출 7453만 원에서 4월 6072만 원으로 떨어지며 두 달 새 18.5% 급감했다. 새마을식당도 같은 기간 9945만 원에서 8190만 원으로 17.6% 줄었다. 반면 빽다방은 2월에서 3월 11.8% 반등했지만, 4월에는 1.9% 상승에 그치며 증가폭이 둔화됐다. 홍콩반점·새마을식당은 두 자릿수 매출 감소세로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비 대비 손익 압박이 심해졌다. 빽다방은 비교적 선방했으나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 매입채무 부담, 재무 구조 취약… 임원 고액 보수, 직원은 최저 수준

재무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말 매출채권은 104.7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75.6억 원으로 줄었으나 매입채무는 288억 원에서 272억 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단기 유동성 위기를 피하는 방편일 수 있으나 협력업체 대금지연은 신뢰도 저하와 거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본사 적자와 점주 수익성 악화 속에도 임원 보수는 업계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 눈에 띈다. 지난해 백종원 대표의 보수는 8억2000만 원에 달한다. 배당금 17억 원을 합하면 약 25억 원을 수령했다. 반면 직원 보수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더본코리아 직원 1인 평균급여는 4900만 원이다. CJ씨푸드(5600만 원), 풀무원식품(5900만 원)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본사 경영진은 고액 보수를 챙긴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수익성 악화 속 임원이 고액 보수를 받는 건 상생 경영 이미지에 반하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상생 경영’ 이미지, 신뢰 회복 가능할까

그 동안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주들과 불공정 계약 논란’ ‘빽햄 가격 논란’ ‘원산지 표시 논란’에 휘말리며 홍역을 치렀다. 이 같은 상황 속 백 대표는 ‘전면 쇄신’을 선언하고 소비자의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B2B 소스를 론칭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냈다. 백 대표는 최근 열린 글로벌 B2B 소스 론칭 간담회에서 “해외시장에서 만든 자금으로 연구 개발을 하고, 상생 자금을 확보해 국내 브랜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라고 밝혔다. 백 대표의 선언처럼 더본코리아가 수익성과 외형 확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가맹점주와의 ‘상생’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2일 제3차 더본코리아 상생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3년 차·5년 차·10년 차 장기 운영 점포에 대한 ‘연차별 로열티 인하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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