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주차·금융과 협업...생애 전 주기 케어
밀착 생활연계형 서비스로 고객 체감 강화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상조업계가 이종 기업과 손잡고 장례 중심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고객 생애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토털 라이프케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23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업계 1, 2위를 다투는 보람그룹과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최근 법률·금융·가전·차량서비스 등 이종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상조 서비스만으로는 성장이 제한된 시장 환경 속에서 양사의 행보는 업계 지형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주목받는다.
보람그룹은 최근 국내 최고 수준 로펌인 법무법인 세종과 손잡고 회원 대상 법률·세무·회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보람그룹 관계자는 “고객이 일상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금융, M&A, 조세, 상속 등 다방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온 대형 로펌으로 영국 체임버스앤파트너스가 발표한 ‘2025 한국 로펌 평가’ 주요 분야에서 최상위 그룹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제휴로 보람그룹 고객들은 상속과 가사, 부동산, SNS 명예훼손 등 일상과 밀접한 법률 문제에 대해서도 수준 높은 자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보람그룹은 국내 최대 주차전문기업 하이파킹과의 협력을 통해 차량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상조업계 최초로 도입된 이 서비스는 고객이 실제 생활에서 체감 가능한 혜택을 목표로 한다. 보람그룹 회원은 전국 1400여개 직영·제휴 주차장과 AI 기반 스마트 주차 시스템에서 할인과 우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으며 공항 발렛과 세차 혜택까지 포함돼 있다. 보람그룹은 이를 통해 ‘토털 라이프케어 실현’을 가속화하며 장례에 제한됐던 상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활 전반을 커버하는 기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보람그룹은 이미 바이오·건기식·크루즈·반려동물 장례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번 제휴는 계열사 시너지를 넘어 고객과의 접점을 일상 속으로 확장하는 ‘라이프케어 최적화 전략’ 일환으로 풀이된다.
웅진프리드라이프 역시 지난 9월 ‘하이프리드 구독’ 상품을 출시하며 업계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 상품은 롯데하이마트와 제휴해 가전 구독 서비스와 프리미엄 상조 서비스를 결합한 모델이다. 고객은 원하는 기간과 납입금액을 선택해 다양한 가전제품과 상조 혜택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상조 서비스 이용 없이 만기 완납 시 전액 환급 또는 최대 480만원 캐시백 지원금 혜택도 제공된다. 웅진 관계자는 “구독경제 트렌드를 반영한 혁신적인 상조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최근 신한은행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니어 고객 맞춤형 금융·라이프케어 융합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장례 이후에도 이어지는 금융상담 및 자산관리, 간병비 지원형 상조상품, 건강검진 멤버십, 프리미엄 크루즈 상품 등과의 결합으로 고령화 사회에 특화된 솔루션을 선보이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더해 웅진프리드라이프는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며 고객 일상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장례 직후 유족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심리상담 서비스, 유품정리 및 기일 안내 서비스는 기존 상조 이미지에서 벗어나 ‘일상형 케어 서비스’로의 변화를 상징한다. 또한 한화리조트와 제휴한 리조트 우대 서비스, 종합 건강검진 우대 서비스,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무브(MOVV)와 협력한 프라이빗 전용 이동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 체감 혜택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영어캠프를 운영하는 것도 눈에 띈다. 겨울방학 기간에 초등학교~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 동남아 등 6개국에 걸쳐 몰입형 영어·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는 상조 서비스 기업이 교육 서비스까지 확장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주 고객층인 학부모들의 호응이 좋다.
국내 상조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조원대로 추산되지만 장례 서비스만으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회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소비자 니즈 변화는 상조업계의 사업 다각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웰다잉, 웰빙, 실버케어 산업이 융합되면서 상조기업의 역할은 ‘죽음 이후’가 아닌 ‘삶의 전 과정 관리’로 확장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조업체가 과거처럼 장례 서비스 하나만으로 생존하기는 어렵다. 법률·금융·헬스케어·교육·여행 등과 결합한 라이프케어 플랫폼화가 불가피하다”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과 브랜드 신뢰도가 기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종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사업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라며 “장례라는 제한적 범주에서 고객 생애 전 단계에 걸친 통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시점에서 이런 협업은 제휴 이벤트 차원으로 그치지 않고 시장 전반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종효 기자 sound@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