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하지현 기자 | 티몬이 영업재개를 위한 내부적 준비를 끝마쳤지만 오픈 시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민원이 집중됐던 카드사의 협조가 지지부진하며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 10일을 오픈일로 결정했으나 영업 재개가 무기한 연기됐다. 재개 소식이 알려지자 제휴 카드사, 관계 기관을 통해 많은 민원이 집중 제기됐기 때문이다.
티몬은 지난해 7월 말 대규모 미정산·미환불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업회생 절차를 밟았다. 이후 기업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는데 지난 4월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이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지난 6월 관계인 집회에서 가결 요건 미충족으로 회생계획안이 부결됐지만, 그 달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강제인가해 오아시스마켓이 최종 인수자로 결정됐다.
오아시스마켓은 총 116억 원으로 티몬을 인수해 이 중 약 102억 원을 채권 변제에 사용했다. 이후 지난 7월 티몬 정상화를 위해 5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티몬의 새로운 물류센터 확보, 시스템 개편 작업, 셀러들의 익일정산을 위한 유동성 확보 등에 진행했다. 또 오아시스마켓의 업무 프로세스 등을 티몬에 적용해 조직 효율성을 강화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인수로 티몬의 회원 및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티몬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약 500만 명으로 지난 3월 기준 오아시스마켓의 회원 수 200만 명과 결합하면 약 700만 명에 달한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기 전 지난해 6월 티몬의 결제추정액과 사용자 수는 각각 8398억 원, 437만 명을 기록했다. 또 오아시스마켓은 종합 오픈마켓인 티몬은 다채로운 상품군을 보유해 소비자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효과도 기대됐다.
오아시스마켓은 티몬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확장, IPO 발판 마련 등 효과를 기대했지만, 차질이 생길 우려가 나온다. 오아시스마켓은 결제대행사(PG사)를 동반해 카드업계와 적극적으로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합류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카드업계는 기존에 피해를 입었던 소비자들의 민원 문제가 여전히 상당한 만큼 티몬의 정상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카드사 민원건수는 지난해 7월 티메프 정산지연 사태 영향으로 3분기에 급증했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국내 전업 카드사의 3분기 민원 건수는 2344건으로, 전분기 1078건 대비 117.4% 증가한 수치다.
관련 민원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 7곳 중 신한카드를 제외하고 민원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티메프 사태에 대한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홈플러스 전단채 미환급 관련 민원이 더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오아시스마켓은 내부적 준비가 완료된 만큼 시스템과 관련해선 추가로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티몬 일부 임직원은 퇴사 의사를 밝혀 희망퇴직을 준비 중이다. 퇴사하지 않은 인력은 우선 오아시스마켓 업무에 배치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민원이 아직 이어지고 있고 미정산 문제도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 어려워 카드업계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오픈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일부 카드사와만 계약해 영업을 재개하는 방안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현 기자 hajiya97@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