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진통제와 해열제로 널리 쓰이는 아스피린이 대장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90만 명이 새로 발생하는 대장암은 수술 후에도 30~40%가 재발하는데, 아스피린 복용이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안나 마틀링 교수 연구진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국제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JM)에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매일 아스피린 160㎎을 복용하면 재발 가능성이 위약(가짜 약)을 먹은 환자보다 55% 낮았다”고 발표했다.
연구는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핀란드의 대장암 환자 1103명을 대상으로 3년간 진행됐다. 참가자는 모두 대장암 재발과 관련 있는 PI3K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였다. 연구진은 CT와 MRI를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했고, 아스피린 복용군에서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스피린이 혈소판 기능을 억제해 암세포가 면역세포 공격을 피하지 못하도록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스피린은 1897년 독일 바이엘 연구소의 펠릭스 호프만 박사가 개발한 인류 최초의 합성 의약품으로, 이후 고혈압·심근경색·뇌졸중 예방과 일부 암 억제 효과가 보고돼왔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번 연구에서도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한 환자 52명에게 위장관 출혈, 알레르기 반응, 심부정맥 혈전증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으며, 한 명은 아스피린 복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아스피린이 대장암 환자의 재발 억제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반드시 부작용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며 “개별 환자의 상황에 따라 의학적 판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현 기자 jsh4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