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신재인, 오재원, 신동건, 김민준, 박한결, 이호범, 양우진, 김주오, 박지훈. /연합뉴스
박준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신재인, 오재원, 신동건, 김민준, 박한결, 이호범, 양우진, 김주오, 박지훈. /연합뉴스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이런 시나리오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은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2026 KBO 신인 드래프트를 마친 뒤 지명 결과에 연신 놀라워했다.

올해 드래프트는 1라운드 10명 중 야수가 무려 4명이나 포함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2022년부터 전면 드래프트로 바뀐 뒤 가장 많은 숫자다. 통상적으로 1라운드는 대어급 야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대부분 투수를 선호한다. 그러나 올해 2순위 NC, 3순위 한화 이글스, 7순위 두산 베어스, 10순위 키움 히어로즈(조상우 트레이드로 KIA 타이거즈가 지명권 양도)는 예년과 다른 선택을 했다.

먼저 NC는 유신고 3루수 신재인을 지명해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행사 직후 만난 임선남 단장은 이날 서로 다른 이름의 유니폼 3벌을 들고 올 만큼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NC는 '포지션에 상관없이 가장 잠재력이 좋은 선수를 뽑는다'는 원칙을 수년째 유지하고 있다"며 신재인을 고른 배경을 설명했다.

한화 오재원(가운데)이 드래프트 3순위 지명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 오재원(가운데)이 드래프트 3순위 지명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는 1라운드 하위 순번이 예상됐던 유신고 외야수 오재원을 골랐다. 팀의 약점인 외야진 문제를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한화 관계자는 "중견수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현대 야구 트렌드에 맞춰 오재원을 1라운더로 골랐다. 1군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빠른 발, 넓은 수비 범위,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두산도 야수 1라운더 지명 행렬에 동참했다. 예상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마산용마고 외야수 김주오를 호명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역시 외야 리빌딩이 시급했던 두산의 사정이 반영된 결과다. 두산 관계자는 "야수로서의 역량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김주오는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로 타선 보강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안지원(왼쪽부터), 고준희, 정튼튼, 김건, 임선남 단장, 이희성, 김요엘, 신재인, 최요한, 허윤. /NC 다이노스 제공
안지원(왼쪽부터), 고준희, 정튼튼, 김건, 임선남 단장, 이희성, 김요엘, 신재인, 최요한, 허윤. /NC 다이노스 제공

이후 키움이 10순위로 전주고 내야수 박한결을 뽑으면서 1라운더 야수 4명이라는 보기 드문 그림이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유력한 2순위 후보로 거론됐던 경기항공고 우완 양우진은 미세 골절 탓에 8순위(LG 트윈스)까지 떨어지는 등 변수가 쏟아졌다. 향후 신인들의 성장세에 따라 두고두고 언급될 드래프트가 탄생했다.

이날 야수 지명 흐름을 주도한 임선남 단장은 "다른 팀도 우리 선택을 보고 놀랐겠지만, 우리도 다른 팀 지명을 보고 많이 놀랐다. 야수 1라운더는 최대 3명을 예상했는데, 모의 지명에서 한 번도 없었던 시나리오가 나왔다"면서도 "우리도 걱정이 없지는 않았다. 그래도 3라운드에서 청소년 대표팀 주축 투수 둘을 데려와 만족한다. 잘 뽑은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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