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HD.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HD.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에서 하위권으로 처져 있는 울산 HD가 아시아 무대에서 극적인 승리를 일궈내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첫 경기에서 값진 역전승을 따내며 부진 탈출을 향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울산은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홈 경기에서 청두 룽청(중국)을 2-1로 제압했다. 전반전에 먼저 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후반 들어 끈질긴 압박과 빠른 공격 전환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31분 엄원상의 동점골, 후반 추가 시간 허율의 결승골이 터지며 짜릿한 역전 드라마가 완성됐다.

울산은  지난 시즌 ACLE 리그 스테이지에서 1승 6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며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절치부심 끝에 나선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특히 이번 시즌 K리그1 29경기에서 9승 8무 12패에 그치며 9위까지 추락한 상황이었던 만큼, 이날 승리는 팀 전체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중요한 결과였다.

신태용 울산 감독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과거 성남FC를 이끌고 아시아 무대에 도전했던 그는 2012년 5월 이후 무려 13년 만에 아시아 무대 복귀전을 치렀고, 그 경기에서 승리를 지휘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좋지 않은 분위기에서 ACLE 첫 경기를 치렀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선수들에게 무척 고생했고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사령탑 신태용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사령탑 신태용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청두는 이날 주말 리그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도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켰다. 신태용 감독은 “상하이 선화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어서 1.5군 정도를 내보내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베스트 멤버를 다 넣더라”며 “서정원 감독에게 ‘반칙 아니냐’고 농담을 건넸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제 머릿속의 베스트 멤버에서 7~8명이 빠진 상태였는데, 전반을 견디고 후반에 제가 구상한 선수들을 투입해 승부를 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에는 조직적인 실수와 압박 부담으로 실점했지만, 후반 들어 교체 카드가 적중하며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엄원상과 허율이 차례로 골망을 흔들며 승리를 완성한 장면은 최근 침체해 있던 울산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지난달부터 팀을 맡아 부진 탈출이라는 중책을 떠안았던 신태용 감독은 강원도 속초에서 진행한 짧은 전지훈련을 승리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선수들과 교감하며 신뢰를 쌓고 훈련량을 늘리면서 좋아졌다. 이런 시기가 조금 더 일찍 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고 말했다.

끝으로 신태용 감독은 “오늘 승리를 계기로 선수들이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을 것 같다”며 “다가오는 경기들은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선수들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부진의 늪에 빠졌던 울산이 이번 승리를 계기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정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