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오. /두산 베어스 제공
김주오. /두산 베어스 제공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예상을 벗어난 행보를 택했다.

두산은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마산용마고 외야수 김주오를 호명하는 등 총 11명을 택했다. 지난해 1순위로 내야수 박준순을 뽑았던 두산은 2년 연속 1라운드에서 야수를 지명하며 눈길을 끌었다.

김주오는 "1라운드 지명을 상상도 못 했는데 뽑아주셔서 감사하다"며 "5툴 플레이어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 특히 파워에 자신이 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동시에 두산 '베어스'를 '(삼성) 라이온즈'로 언급하는 실수를 저질러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후 두산은 2라운드 마산고 투수 최주형, 3라운드 한양대 투수 서준오, 4라운드 전 탬파베이 레이스 외야수 신우열, 5라운드 경기항공고 투수 이주호, 6라운드 동의과학대 외야수 엄지민, 7라운드 상동고 투수 임종훈, 8라운드 제물포고 내야수 임현철, 9라운드 한양대 내야수 심건보, 10라운드 대구상원고 내야수 남태웅, 11라운드 대전제일고 투수 정성현을 차례대로 뽑았다.

서준오(왼쪽)와 김주오. /두산 베어스 제공
서준오(왼쪽)와 김주오. /두산 베어스 제공

드래프트 직후 두산 스카우트팀 관계자는 "4라운드까지 계획하고 준비한 대로 들어맞은 느낌이다. 5라운드 좌완 이주호 지명은 예상외 수확이다"라며 "야수는 포지션에 상관없이 야수로서의 역량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투수도 경기 운영 능력과 성장 가능성 등을 두루 판단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김주오 지명 배경은 역시 '외야진 보강'에 초점이 맞춰졌다. 두산은 올 시즌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를 제외하면 중견수 정수빈 외 리그에서 한 시즌 내내 꾸준히 경쟁력을 발휘한 토종 외야 자원이 없었다. 1990년생 정수빈 또한 어느덧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어 외야 세대교체가 절실한 상황이다.

두산 스카우트팀 관계자는 "김주오는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로 타선 보강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2라운더 최주형은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좌완이다. 3라운더 서준오는 대학리그에서 가장 좋은 투구를 해 불펜으로서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호평했다.

아울러 4라운드 이후 지명자들에게는 "중간부터 하위 라운드 선수들도 모두 자신만의 강점을 마음껏 펼치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김주오(가운데)가 전체 7순위로 호명된 뒤 두산 유니폼을 입고 단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김주오(가운데)가 전체 7순위로 호명된 뒤 두산 유니폼을 입고 단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한편 드래프트 직후 본지와 만난 김주오는 "이렇게 높은 순위를 예상하지 못했다. (전체 10순위 안에 들어야 소감을 말하는데) 생각을 안 했다. 얼떨떨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말을 제대로 못 한 것 같다. (라이온즈 실수로)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멋쩍은 듯 말했다. 또한 "두산에 가고 싶은 생각은 있었는데 뽑아 줄 거라 예상하지는 못했다"며 구단에 고마워했다.

김주오는 본인을 어필해 달라는 질문에 "나는 5툴 플레이어다. 달리기도 빠르고, 어깨도 강하다. 특히 스윙할 때 파워에 자신이 있다. 3년 통산 10개를 쳤는데 올해 6개를 쳤다"고 어필했다. 그의 올 시즌 고교 성적은 32경기 타율 0.360(100타수 36안타) 6홈런 31타점 34득점 12도루다.

우타 거포 유망주 김주오는 올 시즌 장타력이 좋아진 비결로 "지난해까지는 장타를 많이 의식해서 못 쳤다. 그런데 올해는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히자'는 방향성을 갖고 강한 타구를 만들자는 생각을 갖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두산 외야의 미래를 책임질 김주오는 프로 첫 시즌 목표로 "1군에 빨리 올라가 오래 있고 싶다. 그러면서 최대한 많은 타석에 나서고 싶다"고 언급한 뒤 "두산에서는 김재환과 김대한을 좋아한다. KBO리그에서는 (5툴 플레이어인) KT 위즈 안현민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면서 '제2의 안현민'을 다짐했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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