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래 성장 위한 핵심 투자로 채용 확대
일반 직무 외 전문화 포지션 수요 증가
우수 인재 유입 위한 차별화 전략 도입
IT∙스타트업 업계 내 선도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과 채용 한파 속에서도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리쿠르팅에 나서고 있다./픽사베이
IT∙스타트업 업계 내 선도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과 채용 한파 속에서도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리쿠르팅에 나서고 있다./픽사베이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국내 고용 시장이 전반적으로 냉각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IT·스타트업 업계 빅리거들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IT∙스타트업 업계 내 선도 기업들은 경기 불확실성과 채용 한파 속에서도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리쿠르팅에 나서며 핵심 인재 확보를 미래 투자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특히 개발·마케팅 같은 전통 직무를 넘어 글로벌 커머스 전문가, 머신러닝(ML) 엔지니어 등 특화 영역 인재 수요가 뚜렷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룹 차원의 대규모 신입 공채를 실시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6개 주요 계열사에서 테크, 서비스, 비즈니스, 디자인, 스태프 등 사실상 전 직군을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인재와 미래 서비스 인력을 대거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테크 직군은 코딩 테스트와 심층 면접 과정을 거쳐 실무 역량에 집중한 선발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그룹 차원 신입 공채가 경직된 채용 시장에서 가장 상징적인 사례라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K-뷰티와 커머스 전문 기업 부스터스는 올해 해외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며 약 30명 규모 신규 인재 채용에 돌입했다. 주요 모집 직군은 ▲B2B 세일즈 매니저(뷰티) ▲시니어 뷰티 브랜드 마케터 ▲브랜드 상품 기획자(뷰티) ▲콘텐츠 마케터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사세 확장에 따라 ▲프론트엔드 및 백엔드 개발 ▲회계 ▲재고관리 담당자도 모집한다.

부스터스는 압축·정리 브랜드 ‘브랜든’과 K뷰티 브랜드 ‘이퀄베리’를 앞세워 연 매출 1000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성장세를 해외 시장까지 확산시키기 위해 인재 확보가 필수라는 판단이다. 

내부적으로는 사옥 확장 이전, 임직원 복지 강화, 교육 지원 플랫폼 ‘Class818’ 운영 등으로 차별화된 근무 환경을 제공해 지원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합격자에게는 연 200만원 상당의 임직원몰 적립금, 입사 웰컴 키트 등이 주어져 스타트업 업계 내 복지 경쟁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토스는 전통적 공채 대신 직접적인 기술 경진대회를 통한 리쿠르팅에 나섰다. 최근 첫선을 보인 ‘NEXT ML 챌린지’는 광고 클릭 예측(CTR Prediction) 모델을 주제로 열리고 있으며 참가자들은 실제 토스 광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구현한다.

이번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한 30개 팀은 향후 토스 채용 지원 시 서류 평가가 면제되는 특전을 제공받는다. 이를 통해 토스는 AI·ML 분야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 풀을 직접 발굴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토스의 채용 전략이 채용 한파 상황에서 역량 검증과 인재 확보를 동시에 달성하는 효과적 방식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여가·레저 플랫폼을 운영하는 놀유니버스 역시 올해 대규모 기술직 채용에 돌입했다. 모집 분야는 △개발(레저·숙소·엔터 서비스 및 시스템 설계) △보안(정보자산 보호, 위협 탐지·대응) △PM(숙소·항공·패키지 서비스 고도화 및 UX 설계)으로 인공지능과 디지털 플랫폼 결합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인재 확보가 핵심이다. 합격자에겐 500만원의 입사 축하금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 

놀유니버스는 AI 기반 여행·여가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이를 위해 자사 서비스인 '놀(NOL)', '인터파크', '트리플' 등을 통합하고 글로벌 이용자에게 단일 여가 생태계를 제공하는 'AI 글로벌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번 채용은 이런 비전을 실현할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업계 전반적으로 신규 채용은 위축됐지만 IT·스타트업 중심 기업들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채용을 확대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단기 비용 부담보다는 장기적 성장 동력을 중시하는 전략이다.

AI, 글로벌 커머스, 디지털 여가 산업 모두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꼽히는 만큼 이들 기업의 인재 확보 공세는 사실상 ‘선점 경쟁’ 성격을 띤다. 채용 시장 침체로 인해 우수 인재들의 이동성이 줄어든 시기라는 점에서 오히려 굵직한 빅리거들이 역으로 유능한 지원자들을 흡수할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인재 확보 경쟁은 향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채용 한파 속 역발상 전략으로 빅테크와 선도 스타트업들이 인재 풀을 선점하는 상황”이라며 “성공적 리쿠르팅 여부가 향후 5년 이상의 기업 생존과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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