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감독. /KBL 제공
양동근 감독. /KBL 제공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울산 현대모비스는 프로농구 명문을 꼽을 때 늘 첫손에 꼽힌다.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팀(7회)이면서 1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PO) 무대를 밟는 등 꾸준히 강팀의 면모를 보여왔다. 지난 시즌도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뒤 4강 PO에 진출했다.

하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비시즌 큰 폭의 선수단 변화가 발생해서다. 지난 3년간 팀의 봄 농구를 이끌었던 조동현 감독과 결별했고, 외국인 2명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전원 교체했다. 국내파 또한 국가대표 포워드 이우석이 국군체육부대로 떠나는 등 전력 누수가 컸다.

현대모비스는 예년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 속에서, 비시즌 기간 조용히 칼을 갈았다. 지난달 10일부터 22일까지 필리핀에서 1차 전지훈련을 소화했고, 3일부터 14일까지는 일본에서 2차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구단 영구결번 레전드인 양동근 신임 감독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현대모비스는 새 시즌 박무빈-서명진-전준범-이승현-레이션 해먼즈로 베스트5 밑그림을 그렸다. 여기에 가드 미구엘 옥존, 포워드 이대균, 함지훈, 이대헌, 센터 에릭 로메로 등이 뒤를 받칠 예정이다. 가드진을 제외하면 전원 새 얼굴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함지훈(왼쪽)과 이승현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함지훈(왼쪽)과 이승현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험난한 길이 예상되지만, 선수단은 의욕이 넘친다. 프로 11년 차를 앞둔 베테랑 이승현은 "'현대모비스가 제일 약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도 "어차피 시즌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선수들과 함께 평가를 뒤집고 싶은 마음이 크다. 부임 첫해인 감독님께 더 많은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전 포인트가드 박무빈은 "보완할 게 많아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 배우고 있다"며 "물론 버겁고 힘들 때도 있지만, 선수로서 배워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다"라고 강조했다.

지도자 데뷔를 앞둔 양동근 감독도 당차게 각오를 밝혔다. 그는 전훈 성과에 대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전지훈련이었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만 남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약한 건 맞지만, 당장 올해 성적을 바라는 게 아니다. (현대모비스에는) 미래를 봐야 할 선수들이 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몰빵'을 해서 PO에 가면 국내 선수들은 남는 게 뭔지 생각해야 한다"며 "리빌딩 시기가 늦어졌는데 명확한 목표를 갖고 팀을 장기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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