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실크송’, ‘보더랜드’ 등 찜 순위 상위권 게임 흥행력 입증
‘서브노티카2’ 찜 등록수 260만…출시 연기에도 기대 여전
스팀 찜 순위 20위권 내에는  국내 게임사 게임 3종이 포진해 있다./스팀DB
스팀 찜 순위 20위권 내에는  국내 게임사 게임 3종이 포진해 있다./스팀DB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국내 게임사들이 기존의 모바일 중심의 게임 시장을 탈피해 다양한 플랫폼과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디지털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매우 중요한 교두보가 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스팀 동시접속자 순위 최상위권을 수년째 유지하면서 크래프톤의 역대 최고 실적을 견인하고 있으며 신작 게임 ‘인조이(InZOI)’ 역시 지난 3월 스팀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출시해 1주일 만에 10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산나비’,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브’,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등 국산 게임들의 흥행 사례가 쌓이면서 더 많은 게임사들이 스팀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 게임사의 스팀 진출 확대는 기대 순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스팀 이용자들은 구매 예정인 게임이나 관심 있는 게임을 ‘찜(위시)’ 목록에 등록할 수 있으며 이 순위를 통해 출시 예정작의 기대 순위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스팀 찜 순위 1위는 크래프톤의 ‘서브노티카2’가 차지하고 있으며 넥슨의 ‘아크 레이더스’가 5위에 올라 국내 게임사의 신작들이 스팀에서도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물론 찜 순위가 높다고 모두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 시장조사기업 VGI에 따르면 10만개 이상의 찜을 받은 게임의 71% 이상은 찜 수치가 판매량으로 이어지는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스팀 찜 목록 순위 1위에 올라 있던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이하 실크송)’은 지난 4일 출시와 함께 최고 동시접속자 58만명을 찍으며 스팀 서버를 마비시켰다. 실크송의 찜 등록수는 520만으로 알려져 있다.

실크송은 지난 2017년 출시한 ‘할로우 나이트’의 후속작으로 전작은 올해 8월 기준 1500만장이라는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인디게임의 흥행 신화 중 하나로 꼽힌다. 호주의 인디게임 개발사 팀 체리(Team Cherry)가 출시한 할로우 나이트는 메트로이드바니아 장르의 게임으로 곤충을 모티브로 한 독특한 세계관과 아름다운 2D 아트워크, 도전적인 게임플레이로 큰 호평을 받았다.

찜 목록 순위 4위에 위치했던 ‘보더랜드4’ 역시 12일 출시 직후 동시접속자 25만명을 달성하면서 찜 순위 상위권 게임의 초기 흥행 공식을 이어가고 있다. 보더랜드4는 루트슈터 장르의 원조격 게임으로 평가받는 보더랜드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보더랜드4, 실크송, 셰이프 오브 드림 등 신작들이 출시 직후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스팀
보더랜드4, 실크송, 셰이프 오브 드림 등 신작들이 출시 직후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스팀

실크송 출시 이후 현재 스팀 찜 목록 순위 1위는 크래프톤의 서브노티카2가 차지하고 있다. 서브노티카2는 크래프톤이 지난 2021년 12월 인수한 언노운월즈에서 개발 중인 해양 생존게임이다. 본래 올해 안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자체 점검 결과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내년으로 출시일을 연기한 상황이다.

서브노티카2도 실크송처럼 전작이 큰 인기를 끌어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흥행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에서는 예정대로 올해 말 출시됐을 때 올해에만 250만장 이상 판매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게임 시장조사기업 Gamalytic에 따르면 서브노티카2의 찜 등록수는 260만 정도로 추정된다.

5위에 올라 있는 아크 레이더스는 넥슨이 2019년 인수한 스웨덴 게임사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PvPvE 생존 협동 TPS 게임으로 다음달 출시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가 인수한 서양 개발사의 게임이라는 점은 서브노티카2와 비슷하지만 전작의 이름값만으로 찜 순위를 올린 서브노티카2와 달리 아크 레이더스는 몇 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찜 순위를 끌어 올린 사례다. 추정 찜 등록수는 200만 이상이다.

스팀 찜 순위 19위에는 카카오게임즈의 ‘크로노 오디세이’가 올라 있다. 서브노티카2나 아크 레이더스와 달리 크로노 오디세이는 국내 개발사 크로노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MMORPG로 소울라이크식 전투 시스템 도입 등 기존의 MMORPG와 차별화된 게임성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스팀에서 CBT를 진행한 후 출시일을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1년 더 늦추면서 완성도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추정 찜 등록수는 100만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기대작 크로노 오디세이./스팀
카카오게임즈의 기대작 크로노 오디세이./스팀

넥슨의 또다른 기대작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도 90만 이상의 찜 등록수로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빈딕투스는 넥슨의 MORPG ‘마비노기 영웅전’의 후속작으로 지난해 초 프리알파테스트와 함께 깜짝 공개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6월 알파테스트를 통해 여러 문제점들을 노출하기는 했지만 게임 자체에 대한 기대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는 약 70만의 찜 등록수로 32위에 올랐다. 이 게임은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PC 및 콘솔 플랫폼에 맞춰 싱글액션게임으로 다시 만든 게임이다. 원작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IP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게임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몇 차례의 출시 연기로 인해 기대와 우려를 함께 받고 있는 펄어비스의 ‘붉은사막’도 약 60만의 찜 등록으로 41위에 위치해 있다. 붉은사막은 최근 2~3년 게임스컴 등 해외 게임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오프라인 현장 시연을 제외한 별도의 온라인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기대보다는 낮은 찜 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찜 등록수는 60만 정도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찜 목록 순위 70위권에 있던 네오위즈의 ‘셰이프 오브 드림’이 지난 11일 출시 이후 스팀 매출 및 동시접속자 순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역시 유의미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핵앤슬래시 장르의 액션RPG 셰이프 오브 드림은 출시 직후 매출 7위, 동시접속자 3만6000명을 달성하며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팀 찜 순위가 흥행을 보장하는 절대적 지표는 아니지만 상위권에 오른 게임 중 흥행에 실패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며 “특히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게임의 경우 스팀 찜 목록 순위는 해외 이용자들에게 게임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므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석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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