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존 3강 법카 시장에 신한·삼성카드 경쟁 합류
올 상반기 신한·삼성·BC카드 법인카드 이용액이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 연합뉴스 
올 상반기 신한·삼성·BC카드 법인카드 이용액이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 연합뉴스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국내 법인카드 시장에서 신한·삼성·BC카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 상반기 3개사는 법인카드 이용액이 업계 전체 평균인 약 4%를 크게 웃도는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기업금융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공공부문·글로벌 출장 수요·중소기업 고객군 등 업체별 특화 전략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전업 카드사 8곳(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BC카드)의 신용·체크카드를 비롯한 법인카드 이용액(일시불·할부)은 75조37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2조8931억원)가 늘었다. 

법인카드 이용액의 경우 겉으로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드사 별로는 판도가 크게 변하고 있다. 전통 강자인 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은 절대 규모에서 여전히 상위권이지만 점유율이 소폭 줄어들었다. 반면에 신한·삼성·BC카드는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법인카드 이용액은 지난해 7월 10조9050억원에서 올해 7월은 12조2573억원으로 늘었다. 1년 새 이용액이 12%(1조3523억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업계 점유율 역시 지난해 15% 수준에서 16.26%로 1%포인트(p) 이상 올랐다.  

신한카드의 이 같은 성장은 대기업·공공기관 고객 기반 확대와 맞춤형 서비스 강화의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전용 법인카드(PLCC)를 앞세운 전략과 경비관리 플랫폼 연동을 통해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까지 고객군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도 법인카드 이용액이 10.5%(8조5407억원→9조4389억원)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국세·지방세 납부액이 1년새 1조8968억원에서 3조2246억 원으로 늘어난 점이 두드러진다. 

또한 그룹사와 협력사  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안정적 결제 수요 확대와 해외 출장 및 글로벌 구매 활동 회복세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BC카드는 규모는 작지만 법인카드 이용액 증가율은 가장 두드러졌다. 이용액은 지난해 7월 말 3855억원에서 올해 7월에는 7610억원으로 늘며 불과 1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BC카드가 최근 자체 발급한 법인카드를 적극 확대하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중소기업·소상공인을 겨냥한 상품 출시와 낮은 가맹점 수수료, 간편한 경비 정산 서비스 등이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여기에 스타트업 맞춤형 PLCC도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외형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법인카드 시장의 전통 강자들은 올해도 법인카드 점유율 면에선 여전히 상위권을 지켰으나 성장률은 뒷걸음질 쳤다. KB국민카드는 14조원대의 법인카드 이용액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규모는 유지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이용액 증가폭이 1%대(+1586억원)에 머물렀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이용액 11조9873억원에서 올해는 12조3070억원으로 2.7%(3197억원)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율은 업계 평균인 4%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용액 점유율은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 각각 0.5%p와 0.2%p씩 후퇴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법인카드 이용액이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12조8202→12조3445억원)을 기록했다. 점유율 역시 17.7%에서 16.4%로 1.3%p 줄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법인카드 시장은 풀(Pool)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쪽이 오르면 한쪽은 내려가는 구도가 형성돼 있다"면서, "다만 시장 판도의 경우 기존 3강 체제에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새로운 강자로 합류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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