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 총출동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5에서 다양한 게임을 공개하며 서구권 이용자에게 존재감을 과시했던 K-게임이 이번에는 일본 도쿄게임쇼 2025를 통해 서브컬처의 본고장 공략에 나섰다.
과거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로 꼽혔던 도쿄게임쇼는 미국의 E3가 폐지된 이후 여전히 아시아권 최대 게임쇼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일본 주요 게임사들이 도쿄게임쇼에서 신작을 발표하는 경우도 많아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 도쿄게임쇼 2025는 오는 25~28일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리며 “무한한 놀이터(Unlimited, Neverending Playground)”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46개국에서 772개 기업이 참가하며 전시 규모는 총 4083부스로 지난해 3252개 부스를 크게 상회해 역대 최대 규모를 예고하고 있다. 주최측은 올해 약 25만명의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한국 게임사들은 서브컬처게임을 앞세워 일본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서브컬처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와 ‘블루 아카이브’가 모두 일본 시장에서의 흥행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 몰이에 성공한 만큼 후발주자들 역시 일본 시장 공략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다. 니케의 일본 시장 매출은 전체의 50%를 넘고 블루 아카이브는 매출의 70% 이상이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다.
올해 국내에 출시한 신작들을 연달아 성공시키고 있는 넷마블은 이번 도쿄게임쇼 2025에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STAR DIVE’ 두 작품을 출품한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일본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원작 주인공들의 후손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스핀오프 게임이다. 원작이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원작 이후의 새로운 이야기로 팬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2013년에 출시한 ‘몬스터 길들이기’의 후속작으로 개발 중인 몬길: STAR DIVE는 전작의 액션성은 강화하고 캐릭터 그래픽과 게임 방식을 개선해 서브컬처 액션RPG를 표방하고 있다. 첫 공개 당시에는 부족한 면이 부각됐지만 이후 새로운 버전을 선보일 때마다 완성도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대도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와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 두 작품으로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에픽세븐’ 제작진인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개발한 다크판타지 RPG로 올해 4분기 출시 예정이다. 우주적 재앙 ‘카오스’가 행성을 뒤덮으며 환경과 생태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게임의 핵심은 서브컬처와 덱 빌딩 시스템을 접목한 로그라이크 전투 시스템으로 매번 새로운 전투로 기존 서브컬처 RPG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는 컨트롤나인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서브컬처 수집형 RPG다. 니케 등 다수의 서브컬처게임 개발에 참여한 김형섭 일러스트레이터가 아트디렉터를 맡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용자들이 소녀들과 함께 시공간을 넘나들며 멸망의 위기에 처한 시대를 구원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컴투스는 일본의 인기 TV 애니메이션 ‘도원암귀’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턴제 RPG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를 도쿄게임쇼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원작 만화는 누적 발행 부수 400만부를 돌파했으며 일본의 유명한 민담 모모타로를 바탕으로 각각 오니(도깨비)와 모모타로의 피를 물려받은 자들 간의 갈등을 그린다. 몰입감 높은 3D 그래픽과 연출을 강조하고 있으며 모바일과 PC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류금태 사단이 이끄는 스튜디오비사이드의 시작 ‘스타세이비어’도 출시를 앞두고 이번 도쿄게임쇼에서 해외 이용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스타세이비어는 이용자가 ‘단장’이 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교감하며 성장시키는 게임으로 애니메이션풍 3D 그래픽, 캐릭터 육성 및 교감 시스템 등 서브컬처 장르의 기본에 충실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류금태 PD가 서브컬처 장르에서 쌓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인기 게임들의 장점을 흡수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빅게임스튜디오의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로 서브컬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는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연출과 스토리, 속도감 있는 전투 액션을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다양한 보스 몬스터를 사냥해 획득한 재료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헌팅 액션의 재미를 제공한다. 이번 도쿄게임쇼에서는 엔씨소프트, 빅게임스튜디오, 카도카와의 공동 부스로 참여한다.
서브컬처게임 외에도 넥슨은 루트슈터액션 ‘퍼스트 디센던트’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펄어비스는 내년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붉은사막’의 일본 첫 시연을 도쿄게임쇼에서 진행한다. 펄어비스는 AMD, 레이저, 벤큐 등 파트너사와 함께 100여대의 시연 PC를 준비해 붉은사막의 대규모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캡콤의 인기 공포게임 IP ‘바이오하자드’의 모바일게임 ‘바이오하자드 서바이벌 유닛’도 이번 도쿄게임쇼에 참가한다. 조이시티와 캡콤, 애니플렉스가 공동 개발하는 바이오하자드 서바이벌 유닛은 캡콤 부스 내 특설 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원작을 기반으로 한 평행세계에서 고립된 생존자들과 함께 자원을 모으고 거점을 구축해 살아남아야 하는 전략 생존게임으로 레온 S. 케네디, 클레어 레드필드, 질 발렌타인 등 시리즈 인기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니케와 블루 아카이브가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흥행작 반열에 오르면서 국내 서브컬처게임들은 일본 시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한국과 일본 게임뿐 아니라 중국산 서브컬처게임들도 일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상황에서 K-서브컬처게임만의 차별화된 요소를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석주원 기자 stone@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