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두일 기자 | 쯔쯔가무시증은 고열·오한·두통·피부 발진과 림프절 비대 등을 동반하는 감염병으로, 풀이나 설치류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병한다. 발병 5~8일 뒤에는 몸통에 발진이 퍼지고 간비종대, 결막 충혈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은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잡초가 무성하게 방치된 산책로에서 주민들이 언제든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다.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 창곡천~탄천 산책로가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돼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여름 내 제초 작업은 뒷전이고, 정체불명의 철제 구조물까지 방치돼 보행자와 자전거 모두 위험에 노출됐지만, 성남시는 “송파구일 수도 있다”며 관리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잡초가 무성해 보행자는 한 줄로 겨우 지나갈 정도다. 주민 김모 씨(43)는 “풀이 다리에 닿아 상처가 나거나 진드기에 물릴까 두렵다”며 “아이들과 걷기조차 위험하다”고 말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이런 환경에서 쯔쯔가무시증 같은 감염병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길목을 막은 철제 구조물도 설치 목적이나 안내문조차 없어 충돌 위험을 키우고 있다. 행정구역상 해당 구간은 성남시 관할이지만, 수정구청 관계자는 “송파구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리 의무를 회피했다.
주민들은 “행정경계 핑계로 생활도로를 방치해 불편과 위험만 늘어난다”고 비판한다. 전문가들 역시 “신도시 인프라는 지자체 협력이 필수지만 성남시는 관할 떠넘기기식 탁상행정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위례신도시 산책로 방치는 단순한 미관 문제가 아니라 주민의 안전과 건강, 나아가 생명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그러나 성남시는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지 못한 채 경계 논란 뒤에 숨어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김두일 기자 tuilkim@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