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왼쪽)이 KBO리그 통산 2000탈삼진 달성 직후 이숭용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김광현(왼쪽)이 KBO리그 통산 2000탈삼진 달성 직후 이숭용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에이징 커브(노화에 따른 기량 저하)를 극복하고 대기록을 작성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간판 투수 김광현(37)이 데뷔 19년 만에 기념비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김광현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SSG는 LG에 7-3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BO리그 통산 1997탈삼진을 올린 김광현은 시즌 8승(9패)과 함께 정확히 탈삼진 2000개를 채웠다. 2008년 송진우(2048개), 지난해 양현종(2173개) 이후 역대 3번째 통산 2000탈삼진이다. 동시에 최소 경기(411경기), 최소 이닝(2302⅔이닝) 2000탈삼진 기록도 갈아치웠다.

7일 잠실구장 전광판에 김광현의 KBO리그 통산 2000탈삼진을 축하하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7일 잠실구장 전광판에 김광현의 KBO리그 통산 2000탈삼진을 축하하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2007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김광현은 신인 시절부터 빼어난 탈삼진 능력으로 주목받았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데뷔 2년 차였던 2008년 곧바로 탈삼진왕(150개)에 오르고, 2010년 개인 한 시즌 최다 탈삼진(183개) 기록을 세우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올해까지 KBO리그 통산 16시즌 중 13시즌에서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2시즌 동안 104개의 탈삼진을 올릴 정도로 꾸준했다. 탈삼진 알파벳 'K'와 영어 이름 철자(Kwang hyun Kim)에서 유래한 'KK'라는 별명을 얻게 된 배경이다.

김광현이 투구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김광현이 투구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잘 나가던 김광현은 최근 2년간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년 연속 4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치며 명성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인 날이 많아졌다. 특히 올여름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8월 4경기 평균자책점 8.66으로 부진했다. 이 기간 탈삼진 13개를 추가하는 데 그쳐 2000탈삼진을 향한 기다림이 길어졌다.

김광현은 9월 첫 등판에서 모처럼 제 기량을 발휘했다. 올 시즌 2번째로 빠른 최고 구속 149km의 패스트볼과 함께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던지며 LG 강타선을 공략했다. 그는 5-0으로 앞선 3회 말 박해민 상대로 2000탈삼진을 달성한 뒤 양팔을 들어 올리고 하늘을 바라보며 기쁨을 만끽했다.

김광현이 살아난 SSG(65승 4무 58패)는 4위 삼성 라이온즈(65승 2무 62패)에 2경기 앞선 채 시즌 막판 3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2년 만의 가을야구에 다가선 SSG는 토종 에이스와 함께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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