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MMORPG 신작만 5종 예정…치열한 생존 경쟁 전망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하반기 일제히 신작 출시를 준비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넷마블의 ‘뱀피르’가 먼저 포문을 열고 기선제압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출시한 넷마블의 신작 MMORPG 뱀피르는 출시 첫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른데 이어 8일 만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도 매출 1위에 오르며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넷마블은 상반기에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에 이어 뱀피르까지 성공시키며 올해 최고의 퍼블리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뱀피르의 성공 요인은 기존 게임과의 차별화를 꾀한 독창적인 세계관, 민감한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한 선제적 소통 그리고 영리한 비즈니스 모델(BM)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뱀피르는 출시 전부터 뱀파이어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중세 판타지에서 벗어난 세계관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홍보 전략은 초기 이용자를 끌어 모으는데 큰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출시 전 인플루언서 간담회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등 민감한 이슈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민간한 문제를 사전에 훑고 지나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필드 플레이로 획득할 수 있게 기획해 무과금 및 소과금 이용자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과금 유도에 대한 이용자들의 뿌리 깊은 불신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이용자 친화적이라는 표면적인 메시지 이면에는 정교한 하이브리드 BM 전략이 숨겨져 있다. 게임은 필드에서 다이아를 파밍해 무소과금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동시에 과금 이용자를 위한 특정 패키지 상품과 캐릭터 강화 시스템이 명확히 존재한다.
모두에게 친화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소과금 이용자를 유인해 게임의 덩치를 키우고 핵심 과금 이용자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이중적인 구조를 택했다. 결과적으로 이 전략이 투명한 소통이라는 마케팅 수단과 결합해 성공적인 결과를 낳으며 뱀피르를 양대 앱마켓 매출 순위 1위로 올려 놓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뱀피르의 질주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뱀피르를 추격하는 신작들이 줄줄이 출시를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뱀피르의 가장 직접적인 경쟁작은 오는 18일 출시 예정인 컴투스의 ‘더 스타라이트’다. 더 스타라이트는 뱀피르와 동일한 MMORPG 장르의 게임으로 사전 예약 100만을 달성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더 스타라이트는 정성환 총괄 디렉터가 직접 집필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4개의 세계가 얽히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각 세계를 대표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캐릭터들이 ‘스타라이트’를 찾는 여정을 담고 있다.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컴투스는 더 스타라이트를 시작으로 하반기 반등을 노리며 대대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카카오게임즈의 ‘가디스오더’가 대기하고 있다. 가디스오더는 자동 전투가 주를 이루는 최근 모바일 RPG 시장에서 수동 조작을 전면에 내세운 역발상 전략의 시험대다. 레트로 감성의 2D 픽셀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횡스크롤 액션 RPG로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핵심 개발진이 참여해 개발 초기부터 관심을 받았다.
가디스오더의 전투는 ‘패링’과 ‘회피’ 시스템을 포함한 직접 조작의 재미를 강조하고 있으며 세 명의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교체 자신만의 콤보를 만들어가는 태그 전투 방식을 채택했다. 자동 전투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동시에 기존 자동전투 RPG에 질린 이용자들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기대작 다수가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하면서 가디스오더의 성과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가디스오더는 시작부터 6개 언어를 지원하며 전 세계 동시 출시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을 노리고 있다.
신작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드림에이지도 마찬가지다. 하이브의 자회사인 드림에이지는 2022년 공식 출범 이후 아직까지 성공적인 신작을 출시하지 못한 채 적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차기작의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달 서브컬처게임 ‘오즈 리:라이트’를 일본 시장에 출시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미미한 상황에서 AAA급 MMORPG로 홍보하고 있는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의 성공에 드림에이지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키텍트의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는 17일부터 사전등록을 시작하며 출시가 머지않았음을 알렸다.
8월 뱀피르, 9월 더 스타라이트에 이어 아키텍트와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 그리고 웹젠의 ‘R2 오리진’까지 연내에 출시되면 신작 MMORPG들의 대격돌이 펼쳐질 예정이다. 넷마블을 제외하면 모두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게임업계가 올해 하반기 일제히 신작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이 혼잡한 상황”이라며 “경쟁의 시작을 알린 뱀피르의 흥행을 벤치마킹해 전략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석주원 기자 stone@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