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컬리/ 각사 제공
오아시스, 컬리/ 각사 제공

| 한스경제=하지현 기자|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 오아시스마켓과 컬리가 IPO(기업공개) 재추진을 염두에 둔 상이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티몬 인수를 통한 플랫폼 확장에, 컬리는 신사업 투자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이 인수한 티몬은 재개장 시점을 검토 중이다. 앞서 티몬은 지난 10일 재오픈 준비를 완료했으나, 제휴 카드사 및 관계 기관의 민원 제기로 일정을 연기했다.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켰던 티몬은 지난해 7월 기업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올해 4월 오아시스마켓이 티몬의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오아시스마켓이 티몬을 인수할 당시 IPO 재추진을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2023년 오아시스마켓은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오아시스마켓은 희망 공모가로 3만 500원~3만 9500원을 제시했으나 기관 투자자들은 공모가를 2만 원대 내외로 제시했다.
 오아시스마켓의 인수 결정은 티몬을 통해 외형을 키운 뒤 IPO를 도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티몬의 지난해 6월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약 500만 명으로 올해 3월 기준 오아시스마켓의 회원 수 200만 명과 결합하면 약 700만 명에 달한다. 오아시스마켓은 신선식품 플랫폼으로 강점이 있어, 티몬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오아시스마켓이 견조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는 면에서 IPO 시도에 긍정적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1489억 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5%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2839억 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9.2% 성장한 수치다. 
 
 컬리는 지난달 25일부터 미국 전용 온라인몰 ‘컬리USA' 운영해 해외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중이다. 오픈 초대장을 신청해 초대받은 일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특송업체 DHL을 통해 48시간 내 미국에 배송하는 방식이다. 컬리의 첫 역직구 형식 해외 사업으로, 미국은 시장성이 있고 한인이 많은 만큼 이번 서비스가 고객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컬리의 이번 미국 진출이 IPO 재도전을 위한 기반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컬리는 2022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청구해 그해 8월 심사를 통과했다. 이후 적자가 지속되고 시장이 위축되자 2023년 IPO를 연기했다. 당시 컬리는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컬리는 올해 상반기 첫 흑자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컬리는 올해 2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 2분기 매출 57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3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1분기에는 전년보다 8% 오른 매출 580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7억 6100만 원으로 창사 이후 첫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컬리는 지난 4일 네이버에 ‘컬리N마트’도 공개해 판매 채널을 확장했다. 네이버의 플러스 스토어 입점 형태로 식품, 생필품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앞서 컬리는 4월 네이버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오아시스마켓과 컬리의 IPO 추진 방식은 각각 플랫폼 확장, 신사업 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기존 티몬의 고객층 흡수는 물론 비식품 카테고리 상품까지 확장하는 등 외형 키우기에 우선인 모습이다. 앞서도 오아시스마켓은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을 50억 원으로 조건부 인수했다. 반면 컬리는 멤버십, 뷰티, 컬세권 확장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컬리 신사업 중에서는 풀필먼트서비스(FBK) 등이 포함된 판매자배송상품(3P)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9.4% 늘어났다.
다만 수익성 관련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오아시스마켓의 경우 티몬 인수 후에도 별도의 플랫폼으로 운영될 점, 정상화를 위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점 등이 남아있다. 컬리는 컬리USA의 수요를 검증해 나가는 것은 물론 최근 미국 소액 소포 면세 혜택 조항이 폐지돼 소비자 구매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IPO는 1년여 간의 기간이 소요되는 일인데, 회사의 매출 체력 뿐 아니라 증시 상황도 좋아야하는 등 복합적인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 일”이라며 “티몬의 회원수는 미정산 사태 이후 상당수 유출이 있을 수 있고 컬리의 경우 신사업인 만큼 수익성 추이를 분석해볼 만한 데이터가 없는 점이 우려사항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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