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국 시장 점유율 사상 처음 12% 돌파
HEV·EV 모두 역대 최다 기록
글로벌 시장 판매는 보합세…장기 성장 과제 남아
현대차·기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 / 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 / 현대차그룹

|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현대차·기아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전체 판매는 보합세를 보이며 정체를 이어갔다. 미국 시장 호조만으로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7만9455대를 판매하며 역대 월간 최다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9만6448대로 11.3% 늘었고, 기아는 8만3007대로 10.4%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친환경차 판매 확대가 주요했다. 현대차·기아의 8월 미국 친환경차 판매는 역대 최대치인 4만9996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8% 급증했다. 하이브리드차(HEV)는 3만3894대(+59.1%), 전기차(EV)는 1만6102대(+38.5%)로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비중은 27.9%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차종별로는 현대차가 ▲팰리세이드 1만5560대 (+38.8%) ▲싼타페 1만2840대 (+26.5%)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으로 실적을 이끌었고,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 7773대 (+60.7%)는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갱신했다. 기아는 ▲스포티지 1만8023대 (+19.2%) ▲신차 K4 1만2091대가 판매 호조를 이끌었다. 특히 미국 시장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12.3%를 기록하며 포드(12.7%)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으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달라진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는 33만6395대, 기아는 25만3950대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4%,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외 권역에서는 현대차는 ▲중남미 2만9000대 (+2%) ▲유럽 4만3000대 (+5%) ▲인도 4만4000대 (-11%) ▲아시아태평양 지역 1만4000대 (-17%) 등을 기록했고, 기아 역시 ▲유럽 3만6000대 (-6%) ▲인도 1만8000대 (-14%) 등으로 집계되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증권계는 현대차·기아가 신차 투입 효과와 하이브리드 시장의 성장세를 통해 단기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HEV 판매 증가는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현대차는 8월 HEV 판매가 5만2523대로 25% 증가했고, 기아가 3만5949대로 49% 늘었다. 전체 판매에서 HEV 비중도 각각 15.6%, 14.1%를 기록하며 안정적 수요 기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는 주요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전체로는 여전히 불균형이 뚜렷하다"며 "미국 외 권역에서 HEV의 꾸준한 성장세와 신차 라인업 강화를 통해 판매 회복이 이뤄져야 안정적인 성장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곽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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