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전망 제기…연말 예상은 엇갈려
|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밑돌면서 11개월 만에 가장 작은 폭으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의 국채 시장 불안 속에서도 원화 수급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환율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9월 금리 인하와 함께 환율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연말까지 환율 흐름을 놓고는 관측이 엇갈렸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원·달러 환율의 변동 폭은 8.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7일~11이 이후 가장 작은 주간 변동 폭을 보였다. 평균 환율은 1392원 선이었다.
지난주에는 주요국 재정·정치 불안으로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나라의 국채금리가 급등했으나 원·달러 환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같은 기간 0.11% 하락했다. 유로화(+0.26%)는 상대적으로 강세 폭이 컸으며, 영군 파운드화(+0.05%)는 강세 폭이 작았다. 일본 엔화(-0.27%)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12월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을 거치며 지난해 말 1486.7원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4월 1487.6원까지 올랐다가 미국의 관세 유예와 통상 협의 등을 거치면서 1400원 선 아래로 급락했다. 지난 8월부터는 1380~1400원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 방향성이 부재한 가운데, 수급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아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원·달러 환율 전망 초점은 미국에 있는데, 아직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은 있지만 근원물가가 여전히 3%대를 유지하면서 달러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준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지만 연말 환율 수준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동아시아 주요 통화 환율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 대비 주요 동아시아 통화 강세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8월 잭슨홀 연설에서 미국 고용 지표 부진 등에 집중하면서 정책 기조 전환을 시사하자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또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리사 쿡 이사 해임을 통보하는 등 연준에 영향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반도체 고율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환율이 단기적으로 1400원을 웃돌 수 있지만, 연말까지 상승보다 하락 여력이 더 크다는 의견과 미국 달러화 자산 수요와 연기금 해외 투자 등을 반영하면 환율이 1400원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예상으로 엇갈렸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