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선제 대응에 나선 상장기업들이 늘고 있다. 올해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 수가 벌써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상장기업은 총 206개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자사주를 소각한 177개사를 이미 29개사(16.4%)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상장사 120곳, 코스닥 기업 86곳이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소각 규모도 확대됐다. 8월 말 기준 올해 자사주 소각액은 5619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소각액 4809억 원을 17% 상회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논의가 본격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여당은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상법 3차 개정안 처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자사주 취득 즉시 소각 원칙을 담은 개정안을, 같은 당 김남근 의원은 1년 내 의무소각안을 발의했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안은 소각 기한을 6개월로 단축하는 내용이다.
이런 정치권 움직임에 투자자들도 관련주 매수에 나서고 있다.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지주사와 증권사 주가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차 상법 개정 예고일인 지난달 25일 이후 대표적 지주사인 SK는 12.15% 급등했고, LS와 HD현대도 각각 9.41%, 6.23% 올랐다.
증권업종에서는 부국증권이 28.41% 치솟은 가운데 대신증권(10.91%), 신영증권(9.33%), 미래에셋증권(4.10%) 등 전반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김유진 기자 yuj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