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 시장 리스크까지 ...수익 기반 '흔들'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국내 카드업계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이 지난 2017년 이후 약 8년 만에 1% 초반대로 추락하는 등 수익성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이번 수익성 위기는 정부의 정책적 규제에 주로 영향을 받았던 10년 전과 달리, 시장의 구조적 요인이 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삼성·현대·신한·KB국민·하나·우리·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ROA 평균은 1.24%로, 지난해 말의 평균 1.44% 대비 0.2%포인트(p) 하락했다.
ROA는 기업이 보유한 자본과 부채를 합친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해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이에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ROA가 높을수록 기업의 자산 활용 효율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는 13년 전인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2012년부터 중소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카드 수수료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기 시작했다.
특히 2013년과 2014년 연속된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수익 기반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됐다. 실제로 2012년 영세가맹점(연매출 2억원 이하)의 수수료율은 기존 2.2%에서 0.8%로 대폭 인하됐으며 이후 3년 마다 꾸준히 인하돼 현재 영세가맹점(매출 30억원 이하)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40% 수준까지 낮아졌다.
게다가 2014년부터 가계부채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정부는 현금서비스·카드론에 대한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했다.
여기에 더해 2015년부터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는 등 카드사의 수익성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에 카드사를 향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카드업계의 ROA는 2015년 2%대가 무너졌으며 2017년에는 1.2%까지 추락했다.
다만 카드업계의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과거와 달리 정부의 규제에 시장의 구조적 요인이 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드사 별로 차이는 존재하지만 대체적으로 금리 상승·경기 둔화·가계부채 규제 강화 등 외부 환경과 카드사별 포트폴리오 구조·고위험 여신 비중·대주주 관련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부 규제'와 '경기 둔화'가 카드사의 수익 악화의 주된 원인이었다면 지금은 '금리·건전성 부담'과 '신기술 경쟁 압박' 등 시장 중심의 리스크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사 ROA는 0.42%~1.98% 수준이다. 삼성카드가 1.98%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으며 이어 현대카드가 1.77%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하나카드 1.51%·KB국민카드 1.18%·신한카드 1.02% 순이다. 우리카드(0.80%)와 롯데카드(0.42%)는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 ROA의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말의 2.48%와 비교해선 하락폭이 크다. 현대카드 역시 2023년 2.39%에서 1년 반 만에 0.62%p가 하락했지만 지난해 말(1.80%)과 비교해선 완만한 하락 폭을 보였다.
반면 하나카드의 경우는 국내 카드사 중 ROA가 유일하게 성장한 카드사로 꼽힌다. 하나카드의 경우 외환에 강점을 가진 하나은행과 손 잡고 출시한 '트래블로그'가 1000만 고객을 바라보는 등 공전의 흥행을 기록하면서 '트래블카드' 부문에서 줄곧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하나카드의 ROA 역시 2023년 1.25%·2024년 1.38%·2025년 상반기 1.51%로 안정적인 상향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카드의 경우는 ROA의 하락 폭 자체는 적지만 ROA가 0%대에 진입하는 등 고전 중이며 롯데카드 역시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환경 악화·경쟁심화·홈플러스 사태에 따른 부실채권 등이 겹치면서 2023년 2.08% 수준이던 ROA가 올 상반기 0.42%까지 하락했다.
이에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수익성은 삼성·현대카드 등 선두권은 둔화세, 신한·KB국민은 중위권에서 고전, 하나는 유일한 상승세, 우리·롯데는 하위권으로 구분된다"면서 "향후 수익성 위기가 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