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시프트업·라이온하트·매드엔진 등 투자로 최대 23배 수익 거둬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위메이드가 지난달 24일 신생 게임사 ‘스튜디오라사’에 1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면서 다시 한번 투자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튜디오라사는 누적 300만장 이상을 판매한 콘솔·PC게임 ‘P의 거짓’의 주요 개발진 일부가 독립해 설립한 게임개발사다. 위메이드는 이번 투자로 스튜디오라사의 지분 약 2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P의 거짓 개발자들의 신작에 대한 관심도 있지만 그동안 위메이드가 신생 개발사에 초기 투자를 통해 거둔 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과거 시프트업,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매드엔진 등에 투자해 적게는 8배, 많게는 23배에 이르는 투자 수익을 회수한 전례가 있다.
위메이드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시프트업에 대한 투자다. 위메이드는 2018년 시프트업에 100억원을 투자했고 5년 후인 2023년 10월 해당 지분을 800억원에 매각해 8배의 수익을 거뒀다.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 니케’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기업 가치가 급상승한 결과였다.
콘솔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용으로 출시하며 개발력을 입증한 시프트업은 지난해 코스피 입성에도 성공하며 국내 대표 콘솔게임 개발사로서의 입지도 다지며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PC 버전을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는 전 플랫폼에서 누적 300만장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더 놀라운 건 라이온하트스튜디오 투자 성과다. 2018년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 50억원을 투자하며 8.3%의 지분을 확보한 위메이드는 2022년 약 3%의 지분을 카카오게임즈에 매각하며 1187억원을 회수했다. 수익률로 계산하면 23배가 넘는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한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17주 연속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지금도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라이징하트스튜디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제는 손자회사가 된 매드엔진 투자도 주목할 만하다. 위메이드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을 투자해 매드엔진의 지분 35%를 확보했다. 2023년 매드엔진이 개발한 MMORPG ‘나이트크로우’가 출시 직후 양대 앱마켓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면서 매드엔진의 기업 가치는 수직 상승했다.
위메이드가 투자한 200억원의 지분 가치도 2100억원으로 평가되며 다시 한번 투자 안목을 입증했다. 이후 위메이드는 2023년 300억원을 추가 투자해 매드엔진의 지분율을 40%까지 늘렸고 지난해에는 자회사 위메이드맥스를 통해 100% 인수해 손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매드엔진은 지난해 매출 1243억원, 영업이익 764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위메이드의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스튜디오라사에 거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위메이드는 이번 투자로 스튜디오라사의 지분 25%를 확보하고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 IL’의 전 세계 퍼블리싱 권한과 2차 투자 권한까지 획득했다. 이번 투자는 위메이드가 콘솔 게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성장세가 둔화되며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서구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구권 시장은 아시아권과 달리 콘솔과 PC게임 시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FPS를 비롯한 서구권 이용자 취향에 맞는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스튜디오라사가 준비 중인 신작도 세계 시장을 겨냥한 콘솔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스튜디오라사 투자에 대한 핵심 근거는 P의 거짓의 흥행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가 2023년 9월 출시한 P의 거짓은 출시 한 달 만에 100만장, 5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700만명을 기록하는 등 불모지 같았던 한국 콘솔게임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다. 특히 해외 매량이 전체의 93%에 이르렀는데 북미와 유럽이 73%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스튜디오라사의 노창규 대표는 P의 거짓을 개발한 네오위즈 산하의 라운드8 스튜디오 출신으로 P의 거짓에서는 아트 부문 총괄을 담당했다. 노 대표와 함께 독립한 김태연 프로젝트 디렉터(PD)와 김현 아트 디렉터(AD)도 P의 거짓의 성공을 이끈 핵심 인물들로 알려졌다. 이들 주요 개발진의 성공 경험도 이번 투자를 결정하는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의 투자 패턴을 보면 일관성이 있다. 검증된 개발자, 장기적 관점, 글로벌 지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모두 스튜디오라사 투자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며 ”스튜디오라사에 대한 투자는 향후 한국 콘솔게임 시장이 확장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석주원 기자 stone@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