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10살을 넘지 않은 자녀 양육비용이 매월 107만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육아정책연구소가 여성가족부 의뢰로 연구를 진행한 ‘2016 육아문화 인식조사’에 따르면 만 9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과 예비모 1,202명의 육아비용은 월 평균 107만2,000원이었다. 응답 가구의 월 평균 소비 지출액인 345만8,000원의 31%에 해당하는 것이다.

자녀가 1명인 경우에는 86만5,000원이었다. 2017년 기준 3인 가구 최저 생계비인 218만4,569원과 비교하면 40%에 달한다.

자녀가 2명을 넘기면서부터는 1인당 양육 비용이 조금씩 줄었다. 2명 양육비는 131만7,000원, 3명 이상이면 153만7,000원이었다. 3명 양육 가정의 경우 첫째에게 80만8,000원, 둘째에게 55만9,000원, 셋째에게 41만2,000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육아용품을 물려쓰는 등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75.3%가 중고 육아용품을 구매해봤고, 93%는 친인척이나 직장 동료에게도 육아용품을 물려받은 경험이 있었다.

돌잔치 규모도 둘째부터는 대폭 줄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첫째에는 260만원을 지출했지만 둘째부터는 절반에 가까운 148만원, 셋째에는 95만원만 썼다.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라는 대답이 47.1%였다.

육아비용을 항목으로 나누면 가장 비중이 높은 곳은 어린이집·유치원비였다. 22만4,000원으로 육아비용의 20.9%를 차지했다. 이어서 식료품비와 외식비가 16만원으로 14.9%, 사교육비가 15만4,000원으로 14.4%였다. 저축·보험납입금 (15만1,000원), 피복비(9만7,000원), 오락·여가활동비(8만8,000원)가 뒤를 이었다.

다만 항목별 비용은 연령별로 조금씩 달랐다. 나이가 많을 수록 교육 비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만7~9세 사교육비는 무려 64.1%나 됐다. 만 4~6세 아동은 돌봄·보육기관에 37.2%를 들였다. 0~3세 영아는 돌봄·보육기관 비용이 18.9%로 식료품비(19.9%)보다 적었다.

이런 육아 비용이 부담된다는 응답자는 무려 90%에 달했다. 33.3%가 ‘매우 부담된다’에, 56.7%가 ‘조금 부담된다’에 의견을 더했다.

또 92.8%의 응답자가 ‘양육비용 때문에 부부의 노후준비가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양육비용 부담이 저출산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무려 94.6%로 대부분이었다.

그러면서도 ‘아이를 키우는 것이 행복하다’는 응답은 91.6%나 됐다. 소득별로는 월평균 가구소득이 250만원이 안되는 가정(92.1%)이 550만원 이상인 가정(89.2%)보다 높았다. 육아문화에 과소비적 측변이 있다는 반응이 96.2%였지만 43.2%는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부모들이 합리적인 육아비용 지출에 노력하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다양한 부모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정책 안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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