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주요 카드사 해외법인 대부분 흑자전환 성공
국가 별 내부 경기·금융 환경· 정책 영향에 실적 '희비'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국내 주요 카드사의 본사 전경. / 각 카드사 제공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국내 주요 카드사의 본사 전경. / 각 카드사 제공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국내 주요 카드사들의 상반기 해외법인 실적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뚜렷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까지 적자에 머물던 해외사업 부문이 올해는 2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별 실적은 극명하게 갈라졌다. 태국·카자흐스탄 등에서 안정적 흑자가 이어진 것과 달리 미얀마와 인도네시아에선 내부 경기 상황과 금융 환경이 악화되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28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5개 카드사(신한·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해외법인 순이익 합계는 215억64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57억8100만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130억62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64억4100만원) 대비 102.8% 증가했다. 해외법인만 놓고 보면 두 배 이상 성장을 거둔 셈이다. 카자흐스탄 법인인 신한파이낸스가 76억원, 베트남 법인이 39억원으로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미얀마 법인은 약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발목을 잡았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도 해외법인 합산 순이익이 40억35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26억7400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태국 KB J캐피탈(150억원 흑자)과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40억원 흑자)이 선전했으나, 인도네시아 법인(PT. KB Finansia Multi Finance)이 150억원대 적자를 내며 전체 순이익을 끌어내렸다. 

롯데카드의 베트남 법인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 역시 현지 소비자금융 시장 확대와 안정적인 대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33억8500만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적자에서 벗어났다. 특히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28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1년 만에 큰 실적 개선을 나타냈다. 

반면 우리카드는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11억1100만원에 그치며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인도네시아 우리파이낸스가 38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난 미얀마 투투파이낸스가 2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하나카드의 경우 일본 법인 하나카드페이먼트에서 약 2900만원 적자를 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2017년 현지 진출 이후 수 년째 이어지는 소규모 손실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하나카드는 올해 일본 현지의 라이선스 인가 작업을 마치고 연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국내 카드사의 해외법인 성적표는 국가 별로 실적이 극명하게 갈리졌다. 카자흐스탄·베트남 등 일부 신흥국은 소비자금융 수요 확대와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인도네시아·미얀마 등은 고금리 기조와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충당금 부담이 확대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가별 금융당국의 규제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인도네시아는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과 고금리 환경 속에서 조달비용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얀마 역시 불안정한 정치 환경·경제 기반의 붕괴·금융 인프라 약화·소비 및 자금 수요 축소 등 악재가 맞물리며 현지에 진출한 국내 카드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특히 금융 접근성이 낮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향후 신용카드·할부금융 수요가 꾸준히 확대될 가능성은 크다"면서도, "일부 국가에서는 내부 경기나 금융 환경, 정책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모습이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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