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대금 차입금 상환 예정
국내외 주택사업 실적 개선 여부 중요
|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 GS건설(허윤홍 대표이사 사장)이 수처리 전문 자회사를 아랍에미리트(UAE)에 매각, 재무건정성 개선에 나섰다. 신용평가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주택사업 실적 개선이 신용등급을 결정할 것 이라고 분석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GS이니마 지분 100%를 UAE 아부다비 국영에너지회사 타카(TAQA)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액은 기업가치에 따라 12억달러, 한화 약 12조6770억원이다.
회사는 GS이니마가 운영하는 각국 사업장에 대한 규제기관 승인 절차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 안에 매각 절차를 끝낼 계획이다.
GS건설은 지난 2012년 1억8400만유로(당시 약 2680억원)에 GS이니마 지분 80.4%를 인수했다. 이후 잔여 지분까지 확보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GS이니마는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있고 브라질·중동·유럽 등에서 담수화와 폐수처리 및 관련 인프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매출은 약 5736억원, 당기순이익은 약 558억원이다.
GS건설은 이번 딜로 1조7000억원에 가까운 유동성을 확보, 지난해 말 기준 6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줄이고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GS건설 관계자는 "GS이니마는 2012년 편입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수처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번 매각은 회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주력 분야에 대한 투자 여력 확대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홍 대표, 재무구조 개선·포트폴리오 재편 집중
허윤홍 사장은 지난 2023년 10월 취임 후 핵심 사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해 왔다. 신사업을 확장하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을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허 사장은 지난해 10월, GS건설의 신사업 중 하나인 GS엘리베이터의 지분 55%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제네시스파리이빗에쿼티에 매각했다. 또 모듈러자회사 영국법인 엘리먼츠유럽도 현재 청산을 진행 중이다. 2개사는 허 사장이 신사업부문 대표를 지내던 당시 인수된 업체다.
허 사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올 상반기 기준 GS건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1억원으로 전년 -2180억원에서 흑자로 전환, 유동성 지표가 개선됐다.
순차입금도 줄었다. 올 2분기 기준 2조89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1730억원)보다 8.7% 감소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지표로, 순차입금이 늘어날수록 유동성 자산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53.2%로, 지난해 말(249%)보다 소폭 증가했다. 회시 측은 매각이 마무리되면 재무건전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GS건설 관계자는 “상반기 다수 현장 준공을 앞두고 부채비율이 조금 올랐으나 3분기 중 입주가 마무리되면 해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GS이니마 매각은 회사의 재무안정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주력 분야에 집중하고 투자여력을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실적 개선, 신용도에 작용
신용평가사들은 GS건설의 실적 개선 규모가 신용도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한신평) 연구원은 “GS이니마는 신사업 부문의 주요 축으로서 안정적인 이익창출을 통해 건설에 집중된 사업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데 기여해 왔다”며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의 7.6%, 영업이익의 31.6%를 차지한 GS이니마가 매각될 경우, 비건설 사업기반 위축과 더불어 건축·주택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사업안정성 및 영업실적의 일부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매각으로 1조3000억원(지분가치 기준)의 대규모 현금 유입이 예상돼 재무안정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분 매각 대금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면 2분기 연결 기준 3조3000억원의 순차입금은 약 2조2000억원으로 감소하고 부채비율도 200% 미만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상승 추세를 나타내던 회사 재무부담이 GS이니마 매각으로 1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매각 대금의 일부를 활용해 신규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 관련 자금 소요 규모에 따라 재무부담 경감 수준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GS이니마 매각으로 주택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분양경기 부진 장기화·건설 안전 규제 강화 등 산업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점은 회사의 사업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구조 변화와 영업실적·현금흐름 개선 수준, PF 우발 채무 대응, 검단 현장 관련 영업정지 행정처분 소송 진행 과정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나신평도 “국내 사업장의 원가율 개선 정도·베트남 투티엠 신도시 및 미국 재건축 사업 등 해외사업 실적 가시화를 통한 중장기적인 영업실적 회복 수준이 신용도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매각 후 실제 확보하는 대금 규모와 이를 활용한 차입금 상환 수준, 영업실적, 해외 주요 손실사업장의 이익창출력 등과 영업정지 행정처분 취소소송 결과 등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