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 정완규 회장, 10월 임기 종료...후보 간의 물밑 경쟁 '점화'
역대 회장들 '관' 출신이 대세...일각에서 민 출신 후보론 부상
카드·캐피탈 등 여신금융업권을 대표하는 여신금융협회. / 여신금융협회 제공
카드·캐피탈 등 여신금융업권을 대표하는 여신금융협회. / 여신금융협회 제공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카드·캐피탈과 같은 여신금융업권을 대표하는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가 오는 10월 종료되는 가운데 차기 회장의 출신 성분을 두고 민간과 관료 등 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의 역대 회장들은 대체로 관료 출신이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급변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 여신금융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업계 상황에 정통한 민간 출신의 리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 

◆ 두 달 남은 여신금융협회장 임기...역대 회장들은 '관' 출신이 대세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여신금융협회를 이끌었던 13대 정완규 회장의 임기가 오는 10월 5일 종료된다. 이에 협회는 이르면 이달 말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는 한편 차기 회장 후보 공고를 내고 9월부터 후보 추천 절차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2009년 기존의 신용카드협회·리스 및 할부금융협회·신기술금융협회가 통합돼 출범한 단체로 카드·캐피탈·신기술금융(벤처금융)을 비롯해 170여 개 여신금융사를 대표하는 단체다.  

아울러 여신금융협회장은 업계 대표로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카드론 규제·소비자 보호 제도 등 민감한 업계 현안을 두고 업계 의견을 조율하는 한편 금융당국 및 국회와 협상·소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임기는 3년이며 연봉은 약 4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최근 약 10년동안 여신금융협회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회장직은 대체로 관료 출신 인사가 자리를 차지하곤 했다. 실제로 KB국민카드 출신의 11대 김덕수 회장을 제외하면 9대부터 13대 회장이 모두 금융당국 출신의 관료들이 맡아왔다. 

특히 11대 회장을 역임했던 김주현 전 회장은 임기 중 금융위원장으로 영전한 사례가 존재했던 만큼 여신금융협회장의 입지는 은행연합회장·금융투자협회장과 같은 타 금융협회장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신금융협회장이 대체로 관료 출신이 맡아온 이유는 금융업권이 타 산업에 비해 규제가 많은 만큼 금융당국과의 정책 협상력과 규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서 오래 몸담았던 인물인 만큼,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대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아직 회추위 구성이나 회장 후보 공고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은 상황이다"면서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차기 회장 추천을 위한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 출신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왼쪽부터)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 임영진 전 신한카드 사장. /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 제공
민간 출신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왼쪽부터)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 임영진 전 신한카드 사장. /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 제공

◆ 민·관 후보들 물밑 경쟁 치열...일각선 민간 출신 후보론 부상

이에 따라 현재 업계 안팎에선 차기 협회장이 되기 위한 후보들 간의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먼저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관료 출신 인사로는 서태종 전 한국금융연수원장(행정고시 29기)·유광열 전 SGI서울보증보험 사장(29기)·김근익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이 있다. 

서태종 전 원장은 재무부와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과장을 거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지낸 인물이다. 이후 2021년부터는 3년 임기로 한국금융연수원장 취임해 금융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의 수장을 역임했다. 

유광열 전 사장도 경제기획원·재정경제부 사무관·주중 대사관 재경관·기재부 국제금융심의관 등 금융당국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이후 그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내다가 2020년 SGI서울보증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당시 그는 SGI서울보증 내에 디지털전략추진단 구성, 디지털 전용 점포 도입을 추진하는 등 디지털 전략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김근익 전 위원장 역시 금융위·금감원에서 주요 보직을 거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위원장 임기 내 시장 감시 체계 강화 및 규제 대응에 중점을 둔 리더십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차기 회장의 경우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사들의 금융권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탄탄한 실무 경험을 보유한 민간 출신 인사가 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특히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들은 이미 자체 코인이나 토큰 기반 결제 모델을 실험 중인 만큼 카드업계가 뒤처지지 않도록 협회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송금 기술 검토 및 공동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업계가 공통으로 참여하는 파일럿 프로젝트, 표준화 로드맵 등을 마련해야 하는 것 역시 차기 협회장의 과제로 꼽힌다. 

현재 민간 출신 회장 후보군으로는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임영진 전 신한카드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현업에서 디지털 역량 및 업계 실무에 큰 강점을 보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혁신과 규제 강화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협회장의 리더십은 업계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은 차기 협회장이 직면할 핵심 현안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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