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종서 아톤 의장이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정현경 뮤직카우 의장과 협약을 맺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아톤
(왼쪽부터) 김종서 아톤 의장이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정현경 뮤직카우 의장과 협약을 맺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아톤

|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핀테크 보안업체 아톤이 케이팝(K-POP) 열풍을 활용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수요를 창출하는 혁신적 금융모델 구축에 나섰다. 국내 핀테크 기업이 케이팝 콘텐츠와 원화 디지털화폐를 결합한 금융상품 개발을 주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아톤은 전날 서울 중구 뮤직카우 본사에서 NH농협은행, 음악저작권 투자플랫폼 뮤직카우와 '케이팝 콘텐츠 기반 원화 스테이블코인-토큰증권(STO) 융합모델' 개발을 위한 3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종서 아톤 의장을 비롯해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정현경 뮤직카우 의장이 참석했다. 아톤이 구상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 케이팝 팬들이 현지 통화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해 한국 음원의 저작권 수익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NH농협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해외 디지털자산 거래소에 상장시키면 해외 투자자들이 이를 활용해 뮤직카우의 케이팝 음원 투자상품을 구매하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환율 리스크 없이 케이팝 저작권료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게 된다.

아톤은 이번 협력에서 핵심 기술 제공업체 역할을 맡는다. 연내 진행될 개념검증(PoC)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운영부터 콘텐츠 플랫폼 연동에 이르는 포괄적 기술을 지원한다. NH농협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 주체로서 사업모델을 검증하고 뮤직카우는 케이팝 콘텐츠 기반 플랫폼의 서비스 프로세스 모델을 구축한다.

아톤은 자회사 트랙체인을 통해 30여개 가상자산 사업자 대상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한국은행이 진행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거래 테스트 '프로젝트 한강'에서 NH농협은행 대응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기술력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해외 이용자 대상 고객확인(KYC)·자금세탁방지(AML) 등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뮤직카우는 2018년 세계 최초로 음악 저작권료를 수익증권 형태로 쪼개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2년 9월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현재까지 2만여개의 음악 지적재산권(IP)을 확보했다. 올해에는 미국에서 블록체인 기반 토큰증권 형태의 음악저작권 서비스 베타버전을 출시하며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톤의 이번 시도는 케이팝의 글로벌 경쟁력을 금융 인프라와 결합해 원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결제 수단을 넘어 투자상품 거래 영역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새로운 활용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종서 아톤 의장은 "케이컬처라는 한국의 독보적 문화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새로운 활용 모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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