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쿠폰, 중고거래 플랫폼서 활발히 유통
SKT “제휴사와 협력해 재고·시스템 개선”
|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유심정보 해킹 사태 이후 보상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고객 감사제’의 높은 참여로 인해 불거지고 있는 고객 불편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25일 밝혔다. SKT는 9월 제휴사 확정을 앞두고 남은 4개월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SKT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총 5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 패키지를 시행하면서 매달 스타벅스·파리바게뜨·도미노피자 등 유명 브랜드 제휴 쿠폰을 전 고객이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 활용량이 높아 예상 못한 불편이 나타나는 중이다.
실제로 지난 8월 11일부터 20일까지 제공된 파리바게뜨 쿠폰은 행사 막바지에 ‘빵 품귀’ 현상을 불러왔다. 17일 합정역 매장을 찾은 한 20대 고객은 “모든 빵이 품절돼 냉동식품과 크림치즈만 구매했다. 유통기한이 긴 완제상품을 제외하면 일반 빵은 모두 동났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지 못했다는 후기가 잇따라 올라왔다.
도미노피자 쿠폰(21~30일)의 경우 주말 주문이 폭주하며 웹사이트 접속 대기가 최장 2시간까지 지연됐다. 일부 매장은 재고 부족이나 ‘배달불가’로 주문이 제한됐고 이벤트 제외 매장을 확인하지 못한 고객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도 속출했다.
스타벅스 쿠폰(1~10일)은 사용 기한이 9월 30일까지로 넉넉했으나 제공 메뉴가 아메리카노 등으로 한정돼 아쉬움이 제기됐다. 카카오톡 기프티콘처럼 일정 금액을 추가해 다른 메뉴로 변경할 수 없는 점도 불만 요소로 꼽힌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SKT 쿠폰을 파는 거래가 활황이다. SKT 제휴사의 혜택을 원치 않는 고객이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SKT가 제공하는 쿠폰은 앱 내 이미지 형식으로 제공돼 손쉽게 중고거래가 가능하다.
SKT 관계자는 "쿠폰 이미지 다운 방식은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다 보니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도 쿠폰을 이미지 다운으로 제공하는지는 9월 제휴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SKT는 고객 보상 방안을 시행하기 전 사전 준비를 마쳤지만 예상보다 높은 이용률로 불편이 발생하자 후속 조치에 나선 상태다. 회사는 이벤트 시작 전 파리바게뜨와 생산량을 협의하고 도미노피자에는 앱 용량 증설·대기열 기능 추가·예약 주문 기능 개발 등 조치를 취했지만 가입 고객 수가 많고 쿠폰 사용 기한이 임박할수록 이용이 몰려 불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SKT 관계자는 “활용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8월의 사례를 참고해 재고 확보 및 서비스 안정화 등 고객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9월 제휴사는 막바지 조율 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최종 확정해 고객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이번 보상이 12월 이후 고객 이탈 방어 효과를 거둘지도 주목된다. 앞서 해킹 사고로 가입자 이탈을 겪었던 SKT는 쿠폰 마케팅을 통해 가입 회선 감소세를 둔화시켰다. 그러나 이번 보상은 기술력 재입증이나 통신상품 혁신이 아닌 물성 혜택에 의존해 한계가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휴사 혜택도 중요하지만 결국 통신 요금의 합리성이 핵심”이라며 “가입을 조건으로 한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락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wldp21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