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강화…매각자금 사용처 ‘불분명’
사모펀드로 주인 바뀐 리뉴어스, 지원 부정적
|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 SK에코플랜트가 환경사업을 털어내고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선다. 다만 매각 자회사 중 리뉴어스 신용등급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에서 사모펀드로 바뀌는 만큼, 회사 위기 시 자금 등 지원받을 수 있는 여력이 축소돼서다.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환경자회사 리뉴어스, 리뉴원, 리뉴에너지충북 등 3곳의 지분 전부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매각 규모는 1조7800억원 수준이며 회사는 리뉴어스와 리뉴에너지충북의 잔여 지분을 확보한 뒤 일괄 매각할 계획이다. 리뉴에너지충북은 SK에코플랜트가 직접 지배하고 있어 이번 매각리스트에 올랐다.
리뉴어스와 리뉴원은 환경자회사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 즉, 이번 매각으로 SK에코플랜트는 사실상 환경 산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SK에코플랜트의 재무건전성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환경자회사 매각 후 SK에코플랜트에 현금이 유입되면 부채는 11조9800억원에서 10조87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다. 부채비율은 매각대금을 전액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243%에서 18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매각 대금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면 부채비율을 152%로 더 낮아진다.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아직 밝히지 않았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라고만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지주회사 SK로부터 SK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를 넘겨받아 자회사로 편입했고, 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제이엔씨·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4개 기업의 자회사 편입도 추진 중이다.
◆신평사, 매각 효과 ‘긍정적’ 전망
국내 신용평가사는 이번 SK에코플랜트의 환경자회사 매각이 재무구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한신평) 연구원은 “재무적 투자자(FI) 지분 추가 취득, 교환사채 상환 등 매각 과정에서 수반되는 거래를 포함하는 환경자회사 매각으로 연결 기준 약 1조원의 순현금유입 효과가 예상된다”며 “교환사채 상환, 매각 대상 자회사의 FI가 보유한 전환우선주 취득으로 잠재적 부담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무구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 수석연구원도 “매각 과정에서 차입금 상환 및 현금성자산 유입 등의 영향으로 연결 기준 약 1조원의 순차입금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7월 중 3800억원 규모의 블룸에너지 지분 매각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1조4000억원의 순차입금 감소가 예상돼 재무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차입금이 유의미하게 감소하지 않으면 재무 부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현금창출력 개선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한 현금 유입에도 불구하고 신규 투자 관련 자금 소요로 차입금이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않으면 과중한 재무 부담이 지속돼 신용등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신평도 “매각 후에도 순차입금 잔액이 4조원을 상회하고 부채 성격의 지분증권 규모가 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등 이익창출력 대비 재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리뉴어스의 신용등급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은 지난 21일 SK에코플랜트의 환경자회사 리뉴어스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매각으로 인한 최대주주 변경은 계열지원가능성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며 “사모펀드는 설립 목적상 투자회사의 가치를 높여 그 수익을 출자자에게 배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지분구조가 분산돼 있어 스트레스 상황 아래에서 투자회사에 대한 재무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평 3사는 향후 반도체 유관사업 중심의 구조 재편 과정 및 영업 성과, 추가적인 종속회사 매각 및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재무구존 개선의 지속 여부 등에 대해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